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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빠진 2030 "극장 왜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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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 밀레니얼 쇼크 ① ◆

매일경제
밀레니얼 세대의 진짜 삶은 퇴근 후 시작된다. 29세 직장인 2년 차인 김펭수 씨(가명)의 퇴근 후 삶은 오후 5시 30분에 '칼퇴'를 하고 지하철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음악을 들으며 시작된다. 영어 학원에 도착하면 전자책 구독 서비스 리디셀렉트로 영어 교재를 읽는다. 집에 도착한 뒤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넷플릭스로 미국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한 편 본다.

자기 계발과 콘텐츠 구입에 기꺼이 지갑을 열지만 그의 '스트리밍 라이프'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거나, 서점에서 종이책을 사거나, 공연장에서 데이트를 하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친구 4명과 공동구매한 덕분에 넷플릭스 구독료는 월 3000원, 유튜브 프리미엄은 월 7900원, 리디북스도 요금이 오르기 전에 구독한 덕에 월 6900원을 지불한다. 매달 1만7800원을 지불하는 것만으로 무제한으로 책과 영화, 음악까지 마음껏 이용하는 삶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회사생활을 잊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게 즐겁다. 북적이는 극장에 가는 게 달가운 경험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유료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34.5%를 차지한 18~24세였다. 25~34세 연령층이 32.9%로 2위다. 이는 전체 평균인 11.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빅데이터 분석기업 다음소프트의 생활변화관측소가 내놓은 '2020 트렌드 노트'에 따르면 2019년 1월을 기점으로 넷플릭스 브랜드 언급량은 공중파 방송인 SBS, KBS, MBC를 역전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0년에는 '스트리밍 라이프'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음악이든 영화든 콘텐츠를 즐길 때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다. 단지 경험만 할 수 있으면 그것에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밀레니얼 세대가 시장 주류로 떠오르면서 문화예술계 전반에 쇼크가 닥쳐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씨가 책 한 권 가격에 불과한 돈으로 스트리밍 콘텐츠를 즐기는 동안 서점·극장·공연장은 '소비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내 1위 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는 신규 매장 출점 숫자가 2017년 전년 대비 7개에서 2018년 2개, 2019년에는 1개로 급속히 줄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극장 수가 2013년 333개에서 2018년 483개로 45% 늘어나는 동안 연간 관객 수는 2억1335만명에서 2억1639만명으로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 <용어 설명>

▷ 밀레니얼(Millennials) :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 출생한 세대를 칭하는 용어로, 미국 작가 윌리엄 스트라우스와 닐 하우가 1987년 처음 사용했다.

[김슬기 기자 / 박창영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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