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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탈원전 정책 펴면서… 성윤모 "신고리 3·4호기, 세계적 호평 계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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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6일 오후 울산광역시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 한국이 독자 개발,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3세대 원전(APR1400)의 최초 발전소인 신고리 3·4호기 종합 준공식이 열린 축제의 장이었지만, 분위기는 추운 날씨만큼이나 싸늘했다.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성윤모〈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신고리 3·4호기 준공은 우리 원전이 세계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원전 안전 등을 고려해 에너지 전환(탈원전) 정책은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장내는 조용했다.

신고리 3·4호기는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최고 경쟁력을 인정받은 원전이다. 한국이 독자 개발,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APR1400 모델로, 비(非)미국 모델로는 처음으로 미국 원자력감독기관인 NRC의 인증을 받았다.

신고리 3·4호기는 각각 발전용량 140만kW(킬로와트)급으로 기존 원전(100만kW) 대비 40% 증가했고, 설계 수명은 60년으로 기존(40년)보다 50% 길어졌다. 연(年) 발전량은 두 개 합해 총 208억kWh(킬로와트시)로, 국내 총 발전량의 3.7%, 총소비량의 4.0%에 해당한다. 서울시 전력 소비량의 43%를 신고리 3·4호기만 돌려도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신고리 3호기는 지난 2016년 12월에 상업 운전을 시작했고, 4호기는 올해 8월에 이미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신고리 3호기 가동은 당시 3세대 가압경수로형 원전으로는 세계 최초였다.

성 장관과 달리 야당(자유한국당) 소속 이종구 국회 산자위원장의 축사 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 위원장이 "원전은 온실가스와 미세 먼지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이라며 "이참에 탈원전을 폐기하고 지금 멈춰있는 신한울 3·4호기 공사도 재개하기 바란다"고 하자 2000여명의 울산시민들과 한수원 직원, 원전 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이제 국내에 추가 건설될 원전은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 등 4개밖에 안 남았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1978년 미국 모델을 들여와 건설한 고리 1호기를 기점으로 태동한 한국 원전 산업은 세계 원자력계에 기적의 역사를 써왔다"며 "하지만 원전 강국의 꽃을 피우기도 전에 사그라질 일만 남아 안타깝다"고 했다.

울산=최현묵 기자(sean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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