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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북한 영변 실험용 경수로 냉각 시스템 시험 관련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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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들 38노스 기고… “추가 감시 필요”
한국일보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지난 4월 공개한 사진들 가운데 하나다. 38노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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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핵 시설 실험용 경수로(ELWR)의 냉각 시스템의 시험 또는 가동 준비 가능성과 관련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추가 감시가 요구된다는 주장이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소속 엘리엇 세르빈 연구원과 앨리슨 푸치오니 사진분석가는 6일(현지시간) 북한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은 2012년 8월~올해 11월 영변 핵과학 연구센터에 대한 상업용 위성사진 170여개를 분석하면서 ELWR의 활동을 관찰해 왔다.

올해 초 촬영 사진을 보면, ELWR의 터빈 발전기 건물 내 파이프라인에서 최소 3개월간 좁은 액체 유출물이 꾸준히 관측됐다. 물론 이 지역 유출물이 처음 보인 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과거 사례는 냉각 파이프라인과 종점(endpoint)을 공유하는 폐수 파이프라인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큰 반면, 이번 경우엔 유출물의 양과 기간이 늘었다는 점에서 폐수 배출보다는 냉각 시스템과의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결론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최소한 원자로 가동을 위한 ELWR의 냉각 시스템과 공급용수 시스템, 또는 둘 중 하나의 지속적인 시험이나 준비를 뜻한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냉각 시스템과 관련해선 현재 알려진 배출 위치가 두 곳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 3월 22일부터 6월 30일까지 촬영한 사진 21장을 근거로, 3∼6월 유출량이 상당히 증가했고 구룡강 둑을 따라서 뚜렷한 유출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6월 이후 사진의 특징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액체 방출은 11월 초까지도 계속 이어졌다고 결론짓는 게 타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공식 규정된 ELWR의 목적은 전기 발전이지만, 원자로는 핵분열이나 무기급 플루토늄 또는 삼중수소 생산을 위해 가동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잠재적 원자로의 가동은 비핵화 과정에 민간 핵에너지 프로그램을 포함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ELWR 가동 시작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중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비핵화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냉각 시스템을 추가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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