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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북한 “동창리에서 중대한 시험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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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방과학원 대변인 “성공적 결과 중앙위원회에 보고”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할 것”

동창리서 최근 엔진 연소 시험을 위한 준비활동 포착

‘연말 시한’ 앞두고 무력시위 강도 한층 끌어올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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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7일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북한과 미국이 위협적인 발언을 주고받으며 긴장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동창리에서는 최근 엔진 연소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활동이 포착된 바 있다. 국방부와 군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2019년 12월7일 오후 서해 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하였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미국 <시엔엔>(CNN)은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5일(현지시각) 동창리 일대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발사장의 엔진 시험대에 대형 컨테이너가 놓여 있고, 시험대 부근에서 새로운 활동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들베리 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프로그램 국장은 “대형 컨테이너는 5일 이전에 촬영된 사진들에는 나타난 적이 없다”며 “컨테이너의 등장은 북한이 엔진 (연소) 시험을 재개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동창리에서 엔진 시험을 한 것이라면, 연말로 정한 북-미협상 시한을 앞두고 무력 시위의 강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루이스 국장은 “엔진 시험은 위성이나 미사일 발사보다는 도발의 강도가 떨어지기는 한다”면서도 “서해 발사장에서의 활동은 좀 더 위협적인 무기 발사로 나아가는 심각한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한 바 있다.

동창리 엔진시험장은 북한이 일부 시설을 해체하고 영구폐기하겠다고 밝힌 곳이다. 북한이 동창리 엔진시험장을 모두 복원한 것이라면 북한이 과거 취했던 조처를 거둬들였다는 의미를 갖는다. 북한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같은 선제조처에 대해 미국이 값을 치르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의 ‘새로운 계산법’에 대한 기대를 접고,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거듭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7년 3월18일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한 적이 있다. 최근 북한은 미사일 엔진의 연료를 액체에서 고체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번에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의 동력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을 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이미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ICBM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고체연료를 갖추지는 못했다”며 “이번에 ICBM용 고체연료 엔진의 연소 시험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통화한 것도 이런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이번 통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공개한 바 있다. 최근 미국이 한반도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강화한 것도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포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유강문 선임기자, 황준범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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