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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층간소음 ‘고양이 우다다’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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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에서)러닝머신 뛰는 줄 알았어요"
"커다란 돌덩어리 떨어지는 소음과 비슷할 정도예요"

공동주택가의 개 짖는 소리 '층견소음'에 대한 기사가 나가고 한 편의 제보가 왔습니다.

[연관 기사] 사람 잡는 개 소리, ‘층견소음’…“미칠 것 같아요”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22496


고양이 때문에 생기는 층간소음도 있다는 건데, 이름하여 '고양이 우다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집안을 질주하며 소란을 피우는 고양이의 행동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사람이나 말처럼 큰 것도 아니고.. 고양이가 그래 봐야 얼마나 대단한 소리가 날까 싶었는데 정말 그럴까요?

'설마 고양이가?' 코웃음 치지만…수직 운동으로 '쿵쿵'

고양이 달리는 소리가 심한 이유는 개와 달리 높은 곳을 좋아해 낙하 운동을 자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5kg 남짓한 무게의 성체 고양이가 수직 운동을 하며 바닥에 떨어지면 상당한 힘이 실리는 데 그 소리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행동이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진행된다는 겁니다.

다세대 주택에서 살고 있다던 제보자는 고양이 우다다에 눈을 뜬 새벽 3시부터 해 뜰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제보자가 다소 예민한 것이 아닐까 싶어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실제 이런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쿵쿵 소리가 시도때도 없이 들렸다"
"애들이 뛰는 줄 알았다"
"이웃끼리 싸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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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에서 ‘고양이 우다다’로 검색하면 뜨는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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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고양이가 심하게 뛰는 날엔 시끄럽다는 아파트 방송이 나왔다는 고양이 주인도 있었고 "이건 아니다 싶어 고양이를 다른 집에 보냈다"는 주인도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도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요?

야행성 사냥 본능에 억눌린 에너지로 '폭주'

전문가들은 고양이가 심야 시간에 활동하며 사냥을 하던 습성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에게 길들여지기 전 고양이는 맹금류를 피해 깜깜한 밤에 활동하던 작은 동물(주로 쥐)을 사냥 하던 동물입니다.

이렇게 야행성 동물인데, 온종일 집에만 있고 가만히 있어도 제때 먹이가 주어지는 환경에 놓여 있다 보니 남은 에너지를 방출하기 위해 '고양이 우다다'를 한다는 겁니다.

개라면 산책을 시켜주면 되지만, 자기 영역을 중시하는 고양이 특성상 외출도 어렵습니다.

'고양이 우다다'가 신경 쓰이는 주인들은 적잖은 돈을 들여 바닥 전체에 매트 같은 완충재를 시공하기도 합니다(물론, 고양이의 관절이 상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다고는 합니다).

또 낚싯대나, 레이저 같은 고양이 장난감을 이용해 체력을 소진 시키는 주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매트 깔고 고양이 장난감도…전문가 "행동교정 필요"

행동교정을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한국반려동물상담센터 박민철 대표는 몸으로 놀아주는 활동보다는 두뇌 놀이를 시키라고 제안했습니다. 사냥은 신체적인 활동이기도 하지만 먹잇감과의 심리전이기도 하다는 겁니다.

박민철 대표가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다며 제안한 행동교정 훈련 중 하나는 방석 놀이입니다.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먹을 수 있는 간식(예를 들어 닭 가슴살)과 똑같이 생긴 방석 2개가 필요합니다.

주인을 앉히고 그 바로 양옆에 방석을 나란히 놓습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다른 방석에 앉을 때마다 다른 행동을 해줍니다. 가령 왼쪽 방석에 앉으면 닭 가슴살을 고양이에게 주고, 오른쪽 방석에 앉으면 집사 본인이 먹는 행동을 보여줍니다. (이런 행동을 하면 고양이가 자신이 직접 먹이를 준다고 생각하며 즐거워한다고 합니다)

이걸 응용해 왼쪽 방석에 앉을 때는 닭 가슴살을 주고 오른쪽 방석에 앉으면 닭 다리살을 주는 식으로 부위를 살짝 바꿀 수도 있고, 아예 다른 간식을 줄 수도 있습니다. 박민철 한국반려동물상담센터 대표는 "이런 방식으로 두뇌에 자극을 주면 금세 피곤함을 느껴 자러 가게 된다"고 했습니다.

고양이의 습성을 역이용해 밤에 잠잘 수 있는 패턴을 만들어주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김재영 태능고양이전문병원 원장은 사냥을 마친 뒤 먹잇감을 먹고서야 자러 가는 고양이의 패턴을 이용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니까 먹이를 먹기 전에 사냥에 해당하는 '놀이'를 해주고 밥을 주면 알아서 자러 간다는 겁니다.(놀이→섭취→수면)

그리고 저녁을 먹고 난 뒤 자기 전에도 이 행동(이때는 밥이 아닌 간식)을 해줌으로써 사람들이 자는 늦은 밤에 고양이도 잠드는 습관을 만들어주라는 겁니다.

다만 김재영 원장은 "고양이 이상 행동의 경우 몸이 불편하다든가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럴 때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했습니다.

개보다 고양이가 대세…준비는?

어느덧 1,500만 명을 바라보는 반려동물 인구. 여전히 개가 대세지만 고양이를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2018 서울 서베이' 자료를 보면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 비율이 2014년보다 4%포인트 감소한 84.9%고, 고양이는 3.6%포인트 증가한 12.2%로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관리가 쉽고, 외출에 대한 부담이 덜한 고양이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고양이는 한 집에 여러 마리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작년에 발표한 '2018 반려동물 보고서'를 보면 개를 키우는 가구 중 2마리 이상 키우는 비중은 13.9%에 불과했지만, 고양이의 경우 30.9%로 두 배가 넘었습니다.

나아가 2~3년 이내에 반려동물 중 고양이의 비중이 개를 추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고령 인구가 많은 일본의 경우 2017년에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구가 개를 앞질렀습니다.

이렇게 폭증하는 반려동물 규모에 걸맞지 않게 반려동물과 관련된 규제나 인프라는 아직 미흡한 것이 많습니다. 마땅한 규정도 중재 기관도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현재로써는 서로의 배려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

'고양이 우다다'를 겪고 있다던 제보자의 경우 층간소음의 원인이 고양이라는 점을 알게 됐고 "(위층에) 여러 차례 층간소음 사실을 알리고 매트를 깔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매트가 보기 싫어서 참을 수가 없다'는 것이 답변이었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이른바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의 무신경함이 자신을 화나게 한다는 제보자는 이렇게 글을 맺었습니다.

"'냥이' '집사' 이런 말들로 미화만 시키는데 키우는 이들이 자처한 '집사'의 고충을 왜 남이 매일 밤 겪고 지내야 할까요?"

반려동물 키우고 있거나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얘기 아닐까요.

[그래픽 : 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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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성 기자 (b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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