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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연계됐나”… 사우디 장교, 美 해군시설 총격 의문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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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전날 총기난사 동영상 시청 등 수상한 행적 / 3명 사망… 용의자는 경찰에 사살 / 용의자, 훈련생 3명과 뉴욕 방문 / 범행전 “美는 악의 나라” 트윗도 / 사우디 “국민 대표 아니다” 당혹 / 트럼프 “계속 상황 주시” 반응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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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항공기지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의 ‘그라피티 다리’ 아래로 7일(현지시간) 차량 한 대가 지나가고 있다.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유명한 이곳에 전날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펜서콜라를 위해 기도한다’ 등 문구가 새로 적혀 있다. 펜서콜라=AP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해군 항공기지에서 총격 사건을 저지른 사우디아라비아 장교의 수상한 행적들이 드러나면서 범행 동기를 둘러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AP통신은 사우디 공군 출신인 모하메드 사이드 알샴라니 소위가 범행 전날 저녁 파티를 열고 다른 훈련생 3명과 함께 총기 난사 동영상을 봤다고 7일 보도했다. 당시 동영상을 같이 본 일행 중 한 명은 알샴라니가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건물 밖에서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다른 2명은 차에서 범행 현장을 지켜봤다. 미 당국은 총격 현장 근처에 있던 6명의 사우디 국적자를 억류해 심문 중인데, 이 중 3명은 총격 사건을 촬영하던 사람들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수사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NYT에 따르면 알샴라니와 다른 3명의 사우디 훈련생은 최근 뉴욕시를 찾아 여러 박물관과 록펠러센터 등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이 테러와 연계됐는지 주목하고 있는 수사 당국은 이들의 방문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단순히 여행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동기가 있었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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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사이드 알샴라니 소위

앞서 알샴라니는 범행 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을 ‘악의 나라’로 지칭한 글을 올렸다고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가 밝혔다. 그의 트위터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비판하는 글과 함께 사망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인용한 발언도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대표적 ‘친미’ 국가이자 이슬람 극단주의를 배격해온 사우디는 용의자가 자국 출신의 군 장교라는 사실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사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애도를 표하고 범행을 규탄했다. 그는 통화에서 “범인은 미국민을 누구보다 가장 존중하는 사우디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미국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우디 국영언론들도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일탈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사우디 국민이 소셜미디어로 이 극악무도하고 야만스러운 범죄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며 “범인이 사우디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언론에 따르면 트위터상에는 ‘플로리다 범죄자는 사우디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로 사우디 국왕과의 통화 내용을 전하며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은 이슬람권 국가 출신들의 다른 폭력사태에 대한 반응과 비교해 눈에 띄게 자제돼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총격 사건은 6일 오전 6시50분쯤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 훈련시설의 한 강의실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8월부터 이곳에서 훈련을 받고 있던 알샴라니의 총격으로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알샴라니는 출동한 경찰에 사살됐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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