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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워킹맘 95% “퇴사 고민”…자녀 초등입학 때가 최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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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연구소 2019 워킹맘 보고서

“육아, 가족 도움 받아 일 계속” 54%

10명중 8명이 소득관리도 떠안아

나만의 시간 하루 1시간 51분뿐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95%는 퇴사를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 위험이 가장 컸던 시기는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로 꼽았다. 이중 절반 이상은 부모 등 가족의 도움으로 퇴사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 한국 워킹맘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지난해 이어 두 번째 보고서다.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두고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와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워킹맘(만25~59세 여성 취업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워킹맘은 회사에 다니며 아이를 키워야 하는 부담감에 퇴사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응답자의 95%가 “퇴사를 고민해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

퇴사를 고민해 본 경험 유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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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이 퇴사나 이직을 가장 고민하는 시기는 학부모가 됐을 때다. 특히 초등학교 이상 자녀를 둔 워킹맘은 출산(42%, 복수응답)이나 자녀가 어린이집(38.9%)에 갔을 때보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50.5%)’를 직장을 계속 다니기 어려운 시기로 생각했다. 자녀의 학교 수업은 물론 방과 후 일정까지 부모의 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퇴사를 고민하던 시기의 대처방법으로는 가족의 도움(54.4%)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 중에서도 부모의 도움으로 극복한 경우가 34% 이상이었다. 나머지는 학원(7.4%)이나 방과후 돌봄 교실(7%), 가사도우미(6.8%) 같은 외부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워킹맘 본인이나 배우자가 육아휴직을 선택한 경우도 10.4%로 나타났다.

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워킹맘 4명 중 3명은 직장생활을 지속하길 원했다. 응답자의 75%는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전업주부가 아닌 일을 택한 데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다. ‘가계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가 44%로 가장 많았다. ‘자아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워킹맘은 7.6%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맞벌이 부부의 소득관리는 누가 할까. 워킹맘이 배우자 소득까지 모아서 한꺼번에 관리하는 경우가 78.3%에 달했다. 자녀를 위한 투자·저축을 하는 워킹맘은 90%나 됐다. 자녀 등록금이나 유학비를 마련하는 목적(37.1%)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자녀에게 종잣돈을 마련(18.7%)’해주거나 ‘경제관념을 키워주기 위해(17%)’ 저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워킹맘의 78.6%는 목돈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비상금을 갖고 있었다. 워킹맘의 비상금은 평균 1010만원으로 나타났다.

바쁘게 살아가는 워킹맘이 주로 쇼핑하는 곳은 ‘G마켓’ ‘11번가’ 같은 온라인 쇼핑사이트다. 시간이나 장소 제약 없이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퇴근 이후인 오후 9시에서 자정까지가 워킹맘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시간(47.5%)이었다. 워킹맘 가구가 최근 3개월 내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산 물품은 식료품(65.1%, 복수응답)과 생필품(60%)이었다.

현재 워킹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워라밸’이다. 워킹맘의 ‘나만을 위한 여유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평균 1시간 51분이 전부였다. 오현정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워킹맘이 직장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이루려면 사회나 직장에서의 워라밸 실천을 위한 분위기 조성과 이를 뒷받침해줄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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