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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4번째 승격 도전… 마침내 웃은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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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과 승강전 2차전 2:0 승리

수원FC 감독때 부산 강등시켰던 조덕제 감독이 팀 맡아 승격시켜

"마! 이게 부산이다!"

프로축구 2부리그 팀 부산 아이파크 공격수 호물로(브라질·24)의 골 세리머니에 잠잠했던 원정 응원석이 들썩였다. 그는 8일 열린 1부리그 팀 경남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창원축구센터)에서 0-0이던 후반 32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뜨린 후 중계 카메라를 향해 한국말로 이렇게 소리쳤다. 버스 14대를 빌려 원정 응원을 온 부산 팬 1000여명은 호물로의 골 세리머니에 열광했다. 일부 팬은 감격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며 "최강 부산!"을 외쳤다.

조선일보

춤이 절로 나오는 날이다. 8일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이 경남FC를 꺾고 K리그1(1부) 승격을 확정 지은 후 팬들 앞에서 펄쩍펄쩍 뛰며 기뻐하는 모습. /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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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네 번째 승격 도전 끝에 마침내 웃었다. 올 시즌 2부리그 2위인 부산은 이날 1부 11위를 한 경남과의 승강전 2차전에서 호물로의 페널티킥 골과 후반 추가 시간 터진 노보트니의 헤딩 쐐기골로 2대0 승리를 거뒀다. 지난 5일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던 부산은 합계 성적 1승 1무로 최종 승리, 다음 시즌 1부 승격을 확정했다. 지난 2015년 기업 구단 최초로 2부에 떨어진 부산은 이후 매년 상위권에 올라 1부 복귀를 노렸지만 문턱에서 매번 좌절했다. 1부 팀과 붙는 승강전만 따지면 2017년부터 3년 연속 도전이었다. 2016년엔 승강전에 나설 팀을 가리는 2부 플레이오프 첫판에서 떨어졌다.

팽팽했던 이날 경기의 균형을 깬 것은 브라질 출신 공격수 디에고(28)였다. 그가 후반 26분 상대 진영 페널티박스 안에서 땅볼 크로스를 올린 것을 상대 수비수 이재명이 태클로 막아내다가 팔에 걸렸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비디오 판독(VAR)까지 거쳤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후반 32분 키커로 나선 호물로가 경남 골키퍼 이범수를 완전히 속이고 왼발로 오른쪽 구석에 차 넣어 골을 뽑았다. 원정 다득점 규칙에 따라 1부 리그에 잔류하기 위해 두 골이 필요했던 경남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부산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부산 조덕제(54) 감독은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그제야 마음의 짐을 덜어낸 듯 한숨을 쉬었다. 조 감독은 수원FC를 이끌던 2015년 당시 승강전에서 부산을 꺾고 1부 리그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엔 공교롭게도 자신이 2부 리그로 끌어내린 팀(부산)의 지휘봉을 잡고 1부 리그로 다시 복귀시킨 셈이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운명의 장난 같다. 당연히 올라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며 "오늘은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팬들은 그에게 '승격 전도사'란 애칭을 붙여줬다.

지난해 준우승까지 차지했다가 올해 급격히 추락한 경남은 단 두 시즌 만에 다시 2부리그로 강등됐다. 경남 김종부(54) 감독은 "이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준 이재명은 그라운드 위에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던 홈 팬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는 그에게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창원=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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