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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줄어드는 재벌 총수일가 책임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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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ㆍCJㆍ네이버 등 10개사는 총수 일가 전무

이사회는 여전히 ‘거수기’… 안건 0.4%만 수정ㆍ부결
한국일보

2019년 기준 총수일가 이사등재 현황.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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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그룹) 소속 계열사 가운데 총수 일가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책임경영을 하는 회사의 비중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화, CJ, 네이버 등 10개 그룹은 총수나 그 2, 3세가 이사로 등재된 계열사가 한 곳도 없었다. 이사회는 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를 비교적 잘 갖췄지만 실질적으론 안건 대부분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며 ‘거수기’ 역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이런 내용의 올해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지배구조 현황을 공개했다. 올해 지정된 59개 그룹 중 신규 지정된 2개와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농협을 제외한 56개 그룹 1,914개 계열사가 분석 대상이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기준 총수가 있는 49개 그룹의 계열사 1,801개 중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321개(17.8%)에 불과했다.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133개사(7.4%)다. 총수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그룹은 19개인데 이 중 10곳은 총수 본인뿐 아니라 일가 중 누구도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총수 일가는 주로 지주회사(84.6%),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56.6%),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인 이른바 주력회사(41.7%) 등에 이사로 등재됐다.

최근 5년간 이사회 구성을 비교할 수 있는 21개 그룹만 놓고 보면 올해 총수 일가가 이사회에 참여한 계열사 비중은 14.3%로 지난해(15.8%)에 비해 1.5%포인트 낮아졌다. 총수일가 이사 등재 비중은 2015년 18.4%에서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 일가의 이사 등재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이사로서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결과로 추정된다”며 “실제 지배력을 행사한다면 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사회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틀은 상당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는 평이다. 56개 그룹 소속 250개 상장사에는 총 1,578명의 이사가 등재돼 있는데 이 중 사외이사가 절반을 넘는 810명(51.3%)이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별도 설치한 회사는 191개(76.4%),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회사는 159개(63.6%)개다. 이들 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회사(자산 2조원 이상)가 120곳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가 자발적으로 위원회를 설치한 것이다. 법적 도입 의무가 없는 내부거래위원회(104개사ㆍ41.6%)나 보상위원회(70개사ㆍ28.0%)를 이사회에 설치한 회사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근 1년간 상정된 이사회 안건 6,722건 중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부결, 조건부 가결, 수정의결)은 24건(0.36%)에 불과했다. 이사회 내 위원회 안건 역시 전체 2,051건 중 2,039건(99.41%)이 원안 그대로 가결됐다.

소액주주 권리 행사를 돕는 제도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 250개 상장사 중 정관에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상장사는 11개사(4.4%)인데 실제로 시행된 곳은 1곳도 없었다. 다만 전자투표제는 86개사(34.4%)에 도입돼 이 중 72개사에서 시행됐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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