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北 "트럼프, 망령든 늙다리로 불릴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대놓고 비난하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제시한 연말시한을 앞두고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도발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사진)은 9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 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하면 자기는 놀랄 것이라고 했는데 물론 놀랄 것"이라며 "미국이 용기가 없고 지혜가 없다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미국의 안전위협이 계속해 커가는 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적대적 행동에 나설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연말까지 남은 시간 동안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고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더 이상 우리에게서 무엇을 빼앗는다고 해도 굽힘 없는 우리의 자존과 우리의 힘, 미국에 대한 우리의 분노만은 뺏지 못할 것"이라며 "우린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대화 창도 열려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며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도 같은 날 담화를 통해 "트럼프의 발언과 표현들은 얼핏 누구에 대한 위협처럼 들리지만 심리적으로 그가 겁을 먹었다는 뚜렷한 방증"이라며 "얼마 안 있어 연말에 내리게 될 우리의 최종 판단과 결심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며,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서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북한이 강경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협박 발언에 대해 "거리가 더 나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ICBM 여러 대를 한꺼번에 고체 연료를 써서 발사하는 장면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핵 보유는 기정사실로 할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 이 네 나라의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핵군축 협상을 하자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크리스마스에 앞서 열릴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한의 새로운 투쟁 방향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12월 하순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소집한다고 했는데 크리스마스 선물 발언을 고려하면 오는 23일 전후로 전원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 자리에서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길'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범 기자 / 연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