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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총학생회장 출신 여야 원내대표 이인영ㆍ심재철… ‘케미’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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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ㆍ심재철 운동권 출신 불구, 세대 달라서 특별한 인연 없어
한국일보

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심재철(오른쪽)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문희상 의장과 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첫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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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198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

9일 한국당 차기 원내대표로 5선의 심재철 의원이 선출되면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여야 원내지도부 자리를 모두 ‘운동권 출신’이 맡게 됐다. 그러나 과거 학생운동 시절 두 사람 간 특별한 인연이 없는 데다, 심 원내대표가 일찍이 보수로 전향한 탓에 ‘케미스트리(궁합)’는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히려 운동권 기질로 ‘강 대 강’ 충돌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처음 마주 앉은 여야 원내대표는 첫 인사부터 데면데면했다.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모인 자리였고, 심 원내대표가 선출된 직후라 상견례 의미가 컸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심 원내대표에게 “축하드린다”고 짧게 인사를 건넸고, 심 원내대표는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한 정도였다.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말 잘 듣는 동생이 되겠다’며 농담을 나눴던 것과 사뭇 달랐다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들의 심 원내대표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민주당 내에선 심 원내대표를 ‘서울역 회군 사건 변절자’로 비판하는 의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서울역 회군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 측 군부세력의 쿠데타 발생 전 서울역에 집결한 학생 시위대를 해산하게 한 일로, 심 원내대표는 당시 학생회장으로 이 결정을 내린 주역이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조사 진술서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인 적도 있다. 이 과정에서 윤호중 의원 등 운동권 출신 민주당 전ㆍ현직 의원이 심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서울역 회군에다 심 원내대표가 민주화 세력 비판에 앞장선 분이라 그를 좋게 보는 의원들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77학번인 심 원내대표는 86세대 핵심인 84학번 이 원내대표보다는 운동권 위 세대다. 오히려 서울대 64, 71학번인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인연이 있다. 문 의장은 이날 심 원내대표를 ‘동지’라고 칭하며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민주화 동지로 하면 이 원내대표보다 내가 (심 원내대표를) 더 빨리 만났다. 합동수사부 감방 동지였다”며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배후 조종자로 와 있었다. (그때) 기라성 같은 분들이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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