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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北 ICBM 징후에 트럼프 반격…안보리 미사일 회의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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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의장국 미국, 北인권대신 미사일 회의 소집,

北 ICBM 쏘면 추가 제재 압박, 중 ·러 반대 차단

"추가 도발 견제 동시에 대화 모멘텀 유지 목적"

의장성명 5개 상임국 합의 필수 쉽지 않을 수도



"北 트럼프 모욕, 협상의 문 잠그진 않았지만 닫았다"



중앙일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7년 9월 11일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라 새로운 제재 결의를 중국, 러시아를 포함해 회원국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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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의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 시험장)에서 로켓 엔진 시험을 포함한 미사일 도발 고조 움직임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11일 안보리 전체 회의를 열어 북한 미사일 문제를 논의한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임박한 데 미국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 발사할 경우 안보리 추가 제재 가능성을 열어 놓은 셈이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한반도에서 최근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5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표들과 회동을 고려해 국무부는 유엔 대표부에 이번 주 안보리 소집을 요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리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도발 고조 가능성을 포함해 한반도의 최근 상황 전개와 관련한 최신 사항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지난주 미국을 향해 '크리스마스 선물' 협박을 한 데 이어 7일 서해 엔진시험장에서 로켓 엔진 분사 시험을 하면서 인공위성(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데 따라 안보리 소집을 통한 압박에 들어간 셈이다.

또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위한 국내 정치적 목적에 따른 시간벌기용 속임수를 위한 긴 대화는 필요가 없다"며 "비핵화는 이미 협상 테이블에서 사라졌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고위 유엔 소식통은 "북한의 잠재적인 ICBM 도발을 견제하는 동시에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살려 나가기 위한 측면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의장 성명과 같은 조치가 있기 위해선 미·중·러·영국·프랑스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이사국 전체 합의가 필요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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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백악관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표들을 초청해 오찬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켈리 크래프트 미국 유엔대사.[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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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현지 외교관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7년 이후 중단했던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그사이 세 번 만났지만, 비핵화 합의를 위한 어떤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별도로 영국·프랑스·독일 등 8개국이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맞춰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부각하기 위해 안보리 소집을 요구한 데 대해선 서명을 거부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안보리 소집에 최소 9개국 이상의 요구가 필요해 북한 인권 안보리가 미국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는 심각한 도발"이라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외교의 공간을 열어두기 위해 인권 안보리를 무산시킨 데 수전 라이스 전 유엔 대사는 트위터로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켈리 크래프트 미국 유엔 대사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표들과 5일 오찬 회동 이후 기자들에 "우리 모두 의견이 일치한 것은 북한의 추가 탄도미사일 발사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북한 인권 논의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주말을 거쳐 북한의 로켓 엔진 시험, 비핵화 협상은 안 하겠다는 김성 대사의 성명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모욕은 북한이 아직 협상의 문을 걸어 잠그진 않았지만 닫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ICBM 레드라인을 넘기 전 일본 상공을 넘는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으로 긴장을 고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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