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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박준규 라이엇 대표 '꼬리 자르기'보다 '원칙'으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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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왜 고난의 길을 선택했을까?

박 대표는 9일 일명 ‘카나비 사건’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와 불공정 계약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 토론회’에 직접 나서 팬들을 향해 머리를 숙이며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그리고 신중하게 준비한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김대호 감독에 대한 징계 철회에 대해서는 “제3의 기관 수사 결과에 따르겠다”로, 라이엇코리아 내부 인력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한 목소리로 “카르텔은 없었다”라고 잘라 말했다.

카나비 사건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는 팬들은 김대호 감독의 징계 철회와 관련자 징계를 요구해왔다.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도 박 대표는 바로 김대호 감독에 대한 징계를 철회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여기에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e스포츠 관련 총책임자로 있는 오 총괄의 사퇴도 요구해왔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에 대해서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스템 부재의 문제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팬들은 김 감독의 징계 철회가 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지나 사건이 조용해지면 김 감독을 징계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한 일부 네티즌들이 제기해온 과거 CJ 엔투스 시절 감독과 프론트 관계라는 연관성을 두고 여전히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논란이 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도 박 대표가 이러한 결정은 내린 것은 조직을 운영하는 대표 입장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사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은 김대호 감독 징계를 철회하고 관련자를 징계하는 등 ‘꼬리 자르기’를 하면 된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러한 쉬운 길을 선택하기보다는 원칙을 택했다. 이미 LCK 운영위원회에서 조사하고 결정을 내린 김대호 감독 징계건은 자체 조사를 통해 생각보다 심각하게 판단되는 내용이 조사됐고, 이에 따라 징계 결정을 내린만큼 당장의 비난을 피하고자 징계를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할 경우 원칙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엇게임즈의 한 관계자는 “조사가 된 내용 가운데 선수들이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는 부분이 있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을 뿐 라이엇게임즈 특히 라이엇게임즈 센트럴 입장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문제가 있었다”라며 “해당 문제는 LoL e스포츠가 펼쳐지는 글로벌 차원의 규칙에서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내부분위기를 전했다.

박 대표는 김대호 감독의 징계에 대해 “한없이 안타까운 상황이다. 쉽지 않게 내부 고발을 한 것으로 본다. 심지어 상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조사과정에서) 다른 제보를 받았고 다른 내부 고발자가 있었다. 다른 제보들이 나와 당황스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불공정 계약부터 빨리 바로잡고 사후 조치 바로 잡고 하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제보가 들어왔고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권익 침해의 문제가 있었다”며 “증거를 보여주지(외부에 공개)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징계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보다 객관적인 외부조사를 통해 김대호 감독의 징계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확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관계자 처벌에 대한 건도 원칙에 따른 판단을 내렸다.

토론회에서 박 대표가 밝힌 내용을 보면 자체 조사 결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별도로 결탁이 된 내용을 찾아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카나비 사건의 문제는 e스포츠 업계가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던 시스템적인 부재 상황을 한 개인에게 묻기 어렵다는 시각을 피력했다.

박 대표는 “오 e스포츠 총괄은 그대로 간다. 시스템 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한다. 카르텔이나 이런부분이 의혹으로 제기됐지만 카르텔 부분은 전혀 없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밝혔다. 이어 “앞으로 모든 것을 개선해서 가져가겠다”며 시스템적인 보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박 대표는 조규남 전 그리핀 대표와 관련해서도 미성년자에 대한 강요나 협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제 3의 기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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