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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성 소수자 혐오의 '진앙지' … ‘목사의 예배와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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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 5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회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 미국 대사관에 걸린 무지개 현수막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미 대사관은 2017년 7월 ‘퀴어문화축제’에 지지와 연대의 뜻을 보내고 성 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무지개 현수막을 처음으로 건물에 걸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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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성 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는 누가, 어떻게 생산하고 전파할까. 한국 사회 혐오의 실체를 추적한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김혜령 이화여대 호크마교양대학 교수 연구팀이 지난 7일 열린 2019년 한국인권학회 하반기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한국사회의 혐오 현상 : 개신교의 혐오, 현상을 중심으로’다.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남녀 1,000명(개신교인 327명, 불교 139명, 천주교 92명, 이슬람교 등 기타 종교 18명, 무교 42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다.

◇개신교 목사, 사랑 대신 혐오를 퍼트뜨린다

한국 사회 혐오의 표적 집단은 성 소수자ㆍ여성ㆍ노인ㆍ난민 등이다. 이 가운데 다른 종교에 비해 유달리 개신교의 혐오가 두드러진 대상은 성 소수자였다. 여성ㆍ노인ㆍ난민에 대한 혐오에선 종교간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개신교의 성 소수자 혐오 정도는 5점 만점에 3.1점으로 2점대에 머문 다른 종교들을 압도했다. 이슬람교 등 기타 종교는 2.93점, 불교 2.86점, 천주교 2.63점, 무종교자는 2.52점 순이었다. 마찬가지로 ‘차별방지법’ 등 성 소수자 혐오 방지 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개신교가 3.01점으로 종교 가운데 가장 낮았다. 성 소수자 문제에 대한 감수성이 가장 떨어지는 셈이다.

개신교의 성 소수자 혐오는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보고서는 ‘예배’와 ‘설교’를 지목했다. 종교적 가르침을 예배와 성직자로부터 배웠다고 밝힌 개신교 신도들의 성 소수자 혐오는 각각 3.31점과 3.12점이었다. 반면, 성경과 가족에게서 복음을 배웠다는 집단은 2.97점, 2.76점에 그쳤다.

예배와 설교를 통해 동성애, 이슬람 난민, 페미니즘에 대한 차별 메시지를 접한 개신교 신도일수록 혐오가 더 크다는 얘기다. 목사의 잘못된 예배와 설교가 개신교 신도들 사이에 혐오 풍토를 확산시키는 진앙지다.

◇고연령, 저학년, 저소득층 …혐오에 취약

고연령, 저학력, 저소득일수록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더 강했다. 이 부분만큼은 개신교와 그 이외 종교 집단 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사회 속에서 자신이 받는 차별의 경험이 또 다른 차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혐오와 차별 메시지를 SNS나 온라인으로 전달 받은 적이 있는 신도들은 혐오 인식이 증가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퍼뜨리는 현상도 확인됐다. 예배와 설교를 통한 혐오 확산에 취약한 이들이, 혐오 확산에 더 앞장서고 있었다.

아무래도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이들에게서 혐오 인식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여기서도 개신교는 남달랐다. 개신교는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성 소수자 혐오가 전반적으로 높았다. 연구팀 관계자는 “성 소수자 혐오 문제를 두고 ‘개신교 극우’를 흔히 지목하지만, 개신교의 성 소수자 혐오는 보수ㆍ중도ㆍ진보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목사 아니라 평신도가 나서야

연구팀은 개신교가 혐오 생산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혐오 표현 근절과 소수자 인권을 고민하는 윤리 교육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정교분리의 시각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속공동체는 개신교만이 아닌, 다양한 종교인들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하고, 그렇기에 상호 인정과 공존의 윤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개신교인 개개인이 혐오 인식을 주입하는 일부 편향된 목회자의 예배와 설교에 종속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교인 스스로 신앙의 원칙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 ‘평신도 신학 교육’을 확산해나갈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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