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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어린 유족 앞에 무릎 꿇은 文, “소방관 안전·행복도 국가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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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헬기사고’ 순직 소방관 합동영결식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독도 해역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항공대원 5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에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2004년 소방방제청 신설 이후 중앙정부가 순직 소방공무원에 대한 합동영결식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방공무원 합동영결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오전 대구 계명대 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영결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다급하고 간절한 국민 부름에 가장 앞장섰던 고인들처럼 국민 안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다섯 분의 헌신·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며 “소방관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 역시 국가의 몫임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영결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지난 10월31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 1대가 추락해 소방대원 5명과 환자 등 민간인 2명이 숨졌다. 이 중 4명의 시신은 수습됐으나 대원 2명과 민간인 1명의 시신은 끝내 못 찾았다.

문 대통령은 고인들을 ‘영웅’이라고 부르며 “사랑하는 아들·딸·아버지·남편이었고 누구보다 믿음직한 소방대원이었으며 친구였던 김종필·서정용·이종후·배혁·박단비 다섯 분의 이름을 우리 가슴에 단단히 새길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용감했던 다섯 대원의 숭고한 정신을 국민과 함께 영원히 기리고자 한다”면서 “또한 언제 겪을지 모를 위험을 안고 묵묵히 헌신하는 전국의 모든 소방관과 함께 슬픔과 위로를 나누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비통함과 슬픔으로 가슴이 무너졌을 가족들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리며 동료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소방 잠수사들, 해군·해경 대원들의 노고에도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는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며, 소방관들은 재난 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에게 국가 그 자체”라면서 “국민은 119를 부를 수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구조될 수 있다고 믿으며, 고인들은 믿음에 부응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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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구 계명대에서 열린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유족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구=뉴시스


순직 소방대원 5명을 일일이 호명한 문 대통령은 “모든 소방가족의 염원이던 소방관 국가직 전환 법률이 마침내 공포됐다”며 “오늘 다섯 분의 영정 앞에서 국가가 소방관들의 건강과 안전, 자부심과 긍지를 더욱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희생이 영원히 빛나도록 보훈에도 힘쓰겠다”며 “가족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 소방가족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국가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숨진 소방대원들과 민간인 2명의 안식을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추도사를 마친 뒤 유가족이 헌화·분향한 후 다시 제단 앞에 나와 헌화·분향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유가족이 앉은 쪽으로 이동해 한 명 한 명 일일이 손을 잡으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어린 유가족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앉아 눈높이를 맞추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헌화·분향이 끝나고 영현 운구행렬이 퇴장할 때까지 묵례했다. 문 대통령은 영결식이 진행되는 내내 침통한 표정이었다.

이날 합동영결식에는 유족과 소방공무원 및 교육생 1300명, 의용소방대원 100여명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조현배 해양경찰청장 등 총 1800여명이 참석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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