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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뉴질랜드 화이트섬 화산 분출 왜 예측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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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열수분출 땐 갑자기 발생 / 추적 어려워… 다시 폭발 가능성도”

세계일보

뉴질랜드 북섬 동해안에 있는 화이트섬에서 화산이 폭발한 후 현지에 있던 관광객 중 일부가 9일(현지시간) 구조대 보트를 타고 육지 쪽으로 빠져나오고 있다. 화이트섬=AP연합뉴스


뉴질랜드 북섬 동해안에 있는 화이트섬에서 9일(현지시간) 발생한 화산 폭발로 확인된 사망자 5명뿐만 아니라 실종자 8명도 모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질랜드 헤럴드 등 현지 매체가 10일 보도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항공 조사 결과 생존 신호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

화산 폭발 당시 관광지인 화이트섬에는 뉴질랜드 국적의 현지 투어 가이드를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호주, 말레이시아 관광객 등 모두 47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아무런 사전 신호도 없이 이처럼 갑작스럽게 폭발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보도를 통해 이번 화이트섬 화산 폭발은 마그마가 아닌 증기로 인해 발생하는 ‘열수 분출’(hydrothermal eruption) 형태로, 경고 없이 갑자기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땅으로 흡수된 지하수는 마그마에 영향을 받아 고온의 유체가 돼 바위의 구멍 속에 갇히는데, 이에 외부 작용이 더해지면 순식간에 증기로 변해 원래 부피의 1700배까지 팽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그마가 아닌 증기에 의한 열수 분출을 미리 예측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평가다. 일단 폭발 현상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대략 분·초의 경고 시간이 주어진다.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지는 폭발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폭발 가능성이 있는 열수체계(hydrothermal system) 내 유체의 압력을 추적하거나 이들이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됐을 때 나타내는 장기적 행동들을 학습하는 정도다. 하지만 여기서 나타나는 규칙도 간단하지 않으며, 열수체계 역시 서로 달라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재의 감시 시스템으로는 추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가디언은 추가 폭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이번 폭발은 수명이 짧았지만 일단 한 번 발생하면 균형을 유지하려는 시스템에 의해 차후 일반적으로 더 작은 분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화이트섬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내 루아페후산, 통가리로산과 중북부 섬의 지열 지역 모두가 이러한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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