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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2인 1조' 권고한 위험한 일터… 현실은 '여전히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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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들으신 대로 김용균 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크게 바뀐 건 없었습니다. 위험한 일터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최재영 기자가 그 현장에 가서 이번에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저는 고 김용균 씨가 사고를 당한 발전소로 가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지 1년이 지났는데 현장은 얼마나 더 안전해졌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발전소 노동자들이 직접 찍은 현장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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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석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에 빗물이 고이자 벨트 위로 올라가 발로 밟아가며 물을 빼내고 있습니다.

[최규철/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 제어실과 소통이 안 됐거나, 판단을 잘못하면 큰 사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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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베이어 벨트가 막히자 기계 뒤편으로 몸을 집어넣어 위험한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최규철/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 중심을 잃어서 기계 장치 안으로 빠질 수 있어요.]

모두 김용균 씨 사고 이후 특별조사위원회가 위험하니까 2인 1조로 일하라고 지목한 곳들이지만, 여전히 혼자 일하고 있습니다.

[최규철/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 (1년이 지났는데 얼마나 2인 1조로 운영되고 있어요?) 실제로 2인 1조의 인원이 투입된 건 없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가 2인 1조 근무를 위해 인력을 대거 충원할 것을 권고했지만 실제로 투입된 인원은 약 1/4에 불과했습니다.

[송연수/화동화력발전소 노동자 : (석탄 취급 공정을 제외하고는) 위험하지 않다고 보면서 인원을 추가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자들 스스로 품앗이 형태로 2인 1조 근무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최규철/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 어느 동료가 그 상태(휴식 상태)인지를 확인해서 '같이 가자'라고 해서 같이 가죠]

발전 5개사는 내년부터 인력을 추가 채용할 것이라고 했는데 혼자 일하는 위험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의문입니다.

[백창균/한국서부발전 발전운영실장 : (용역 결과는 특조위 권고안의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특조위 권고안의 약 65% 수준으로 용역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상오/신영승강기 대표이사 : 혼자 (작업을) 하다가 문이 닫혔는데, 모르고 기계를 잘못 눌러서 만약에 이 사이에 잠깐 끼면 (사고가 나는 겁니다.) 문이 가볍게 열립니다. 그러면 사람이 이렇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승강기 사업장은 내년부터 2인 1조 근무가 의무화되지만 아직도 나 홀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하청받은 업체가) 적게 받은 비용으로 많은 업무량을 초과해서 이런 경우(혼자 근무하는 것)가 사실은 있습니다.]

김용균 씨 사망 이후에도 바뀌지 않는 노동 현장.

그 뒤에는 한참 뒤처져 있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 산업안전보건법에 2인 1조가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2인 1조 작업은 슬로건, 구호에 그쳤던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VJ : 정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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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용균 씨 1주기를 맞아서 지금 이 시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방금 리포트 전해 드린 최재영 기자가 지금 광화문 광장에 나가 있습니다.

최재영 기자, 늦은 시간인데도 오늘(10일) 행사에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계시네요?

<기자>

네, 지금 이곳에서는 약 50명 정도 참석한 가운데 한 시간 넘게 추모 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행사가 열리고 있는 이곳 바로 뒤편에는 고 김용균 씨의 추모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을 오가는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는 모습을 현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고 김용균 씨가 남긴 과제를 우리 사회가 아직 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터에서 숨지는 노동자 숫자가 이웃한 일본보다 2배 넘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최소한의 안전을 지켜주는 대책들이 산업 현장에 서둘러 도입돼야 한다는 게 추모 행사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요구였습니다.

(영상취재 : 주범)

▶ [사실은] 故 김용균 사망 전과 후, 현장은 달라졌을까?
최재영 기자(stillyo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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