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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신라 황남대총 야광조개 국자는 어떤 모양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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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게 깎은 뒤 표면 다듬고 금속 테두리 결합"

연합뉴스

황남대총 야광조개 국자 재현품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5세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돌무지덧널무덤)인 경주 황남대총에서는 다양한 조개가 출토됐다.

남분에서는 백합·소라·홍합·밤고둥·다슬기·전복과 앵무조개를 사용해 만든 잔 등이 나왔고, 북분에서는 야광조개 국자 2점이 발견됐다.

야광조개는 일본 오키나와 제도와 서태평양, 인도양 열대 해역에 서식한다고 알려진 대형 고둥으로, 이 조개로 제작한 국자가 황남대총과 경주 천마총·금관총,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수습됐다.

김종우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11일 "앵무조개잔이 중국과 교류를 보여주는 유물이라면, 야광조개 국자는 일본과 교역 관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출토품"이라며 "지산동 유물은 대략적 형태를 추정할 수 있으나, 황남대총 출토품은 파손이 매우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라 고분에서 나온 야광조개 국자는 금동 테두리 사용 여부에 따라 형태가 구분된다"며 "리벳을 이용해 고정한 것도 있고, 연결 부분 금속을 겹쳐 연결한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황남대총 야광조개 국자 중 한 점은 길이 15.2㎝·폭 5.7㎝이며, 조개 두께는 2.1∼2.4㎜다. 금속 테두리 성분은 구리와 금 함유량이 많고, 은과 수은도 소량 검출됐다. 이에 대해 김 연구사는 "야광조개 국자 테두리를 수은 아말감 기법으로 도금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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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조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김 연구사는 "금동제 테두리를 봤을 때 자연산 야광조개에서 석회질을 제거하고 썼을 것"이라며 "곡률이 완만한 입 부분을 손잡이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로 지름이 20㎝인 오키나와산 대형 야광조개를 기증받아 황남대총 출토품을 재현한 국자를 만들었다. 우선 껍데기를 국자 모양으로 둥그렇게 절단한 뒤 표면 각질을 제거하고 연마해 안쪽은 우윳빛, 바깥쪽은 다양한 색상의 광택이 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어 동판으로 금속 테두리를 제작하고, 금을 수은에 녹여 바르고 가열하는 일을 여러 차례 수행했다. 도금한 리벳으로 테두리를 결합해 작업을 마무리했다.

김 연구사는 "한국과 일본 출토 유물을 분석하면 일본에서 국자 형태로 가공한 야광조개를 가져온 뒤 신라인들이 금속 테두리를 부착했을 것"이라며 "야광조개 국자가 단순히 귀중한 부장품이었는지, 아니면 평소 사용한 물품이었는지 파악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문화연구소가 발간하는 학술지 '한국전통문화연구' 제22호에 실은 논문에서 황남대총 출토 야광조개 국자 재현품 제작 과정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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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대총 출토 야광조개 국자 조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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