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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美민주, 탄핵안 공개…'권한남용·의회방해' 넣고 '뇌물죄' 뺐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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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로 범위 좁힌 정치적 선택인듯…이르면 12일 표결

트럼프 "우크라이나 압박?…말도 안 되는 소리"

뉴스1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단상 앞)을 비롯해 6개 위원회 위원장들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발표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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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민주당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결의안을 공식 발표했다. 탄핵 사유로는 권한남용과 의회방해 혐의를 거론했다. 앞서 예상됐던 대가성(quid pro quo) 뇌물죄와 사법방해 등은 결의안에서 빠졌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9페이지 분량의 탄핵 결의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의회를 방해하면서 국익을 무시하고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결의안은 첫 번째 탄핵 사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부적절한 정치적 이익을 위해 대통령 권한을 남용해 국가 안보와 다른 중요한 국익을 무시하고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트럼프)는 또한 권한을 남용, 외세를 끌어들여 민주적 선거를 부패하게 만들어 국가를 배신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대가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탄핵 사유로는 하원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조사하는 데 있어 증인 출석과 자료 제출명령을 거부한 것을 지적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례 없고 단정적이며 무차별적인 반항을 통해 하원의 헌법적 권한을 훼손시켰다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 예상됐던 대가성 뇌물죄와 사법 방해 혐의 등은 이번 결의안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NYT는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문제로 혐의를 좁힌 것은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대가성 뇌물죄가 빠진 것은 민주당이 청문회 과정에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결의안은 대가성 뇌물죄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자신의 대선을 돕도록 하기 위해 3억9100만달러의 군사 원조와 백악관에서의 두 정상 간 회담을 지렛대로 사용한 것을 거론했다.

또한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의 유착관계 의혹(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에 대한 사법방해 혐의가 제외된 것은 보수 성향의 선거구에서 힘겨운 재선을 앞둔 중도성향 의원들을 보호하면서 이들의 지지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빠르면 오는 12일 탄핵 사유에 대해 논의하고 표결까지 할 예정이다. 이렇게 하원에서 예상대로 다음 주까지 탄핵 결의안을 처리할 경우 내년 초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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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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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6개 위원회 위원장들은 이날 오전 하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의 탄핵 결의안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의회 조사를 저지하려는 시도에 헌법상 가장 중대한 해결책 중 하나를 추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헌법과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만들고 2020년 대선의 진실성을 훼손했기에 민주당은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며 "대통령을 비롯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탄핵 결의안 발표에 트위터를 통해 "내들러(법사위원장)는 내가 2020년 대선에 개입하도록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고 말하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며 그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대통령과 외무장관이 여러 차례 압박은 없었다고 말했다"며 "내들러와 민주당은 이를 알고 있지만 인정하지 않는다. 마녀사냥!"이라고 일갈했다.

스테퍼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민주당이 탄핵조사를 하고 근거 없는 비난을 국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이들의 목표는 탄핵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약화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근거 없는 탄핵 사유는 대통령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해친다"며 "대통령은 상원에서 이러한 거짓 혐의를 다룰 것이며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완전히 무죄가 입증되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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