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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엔셀라두스 `호랑이 무늬`서 얼음물 뿜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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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엔셀라두스 사진. 남극 부분에 네 개의 푸른 `호랑이 무늬`가 보인다. [사진 제공 = 미국 항공우주국(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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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주변에는 60여 개의 위성이 공전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엔셀라두스(Enceladus)는 지표면과 내부에 바다가 존재해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지름 500km에 표면 온도는 영하 210도로, 위성 대부분을 얼음이 감싸고 있는 위성이다. 2014년 이탈리아 사피엔자대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항공우주국(NASA) 공동 연구진이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이 위성 지하 바다는 표면 얼음층으로부터 30~40km 아래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면적의 82%에 달하는 규모로, 수심은 8km 정도. 게다가 이 위성 남극 얼음층엔 푸른빛을 발하는 일명 '호랑이 무늬' 4개가 있는데, 이것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지금껏 밝혀지지 않았던 바다.

최근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캠퍼스·버클리 캠퍼스 소속 행성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쳐 천문학에 발표한 논문에 의해 호랑이 무늬에 대한 비밀이 풀렸다.

푸른색을 지닌 4개의 무늬마다 얼음물을 분출해 남극에 미세한 얼음 입자 구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각 선의 길이는 약 130km에 이르렀고, 저마다 22km가량 간격을 둬 평행하면서도 균질한 간격을 보였다. 연구진 소속 맥스 루돌프 박사는 "다른 행성이나 위성에는 이처럼 얼음물이 분출하는 사례가 발견되지 않는다"며 "왜 남극을 중심으로 규칙적인 얼음물 분출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확인해야 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호랑이 무늬 형성의 핵심은 토성의 중력이었다. 엔젤라두스가 토성 주변을 천천히 공전하면서 때로는 가까워지고 때로는 멀어지는데, 이로 인해 극토성의 중력이 가해진다는 것이다. 특히나 그 힘은 극지방에서 극대화되기 때문에 지하 바다가 얼어 부피가 점점 커짐으로써 부분 분출이 일어난다. 이렇게 생긴 균열로 끊임없이 얼음물이 배출돼 확장과 축소를 거듭하기에 분출 활동이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연구진 측은 "원리상 호랑이 무늬는 남극 뿐 아니라 북극에서도 얼마든지 형성될 수 있는 것이었다"면서 "단지 남극에서 먼저 만들어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엔셀라두스 호랑이 무늬는 NASA가 1997년 발사한 토성 탐사선인 카시니(Cassini)호에 의해 관측됐다. 카시니호는 2004년 토성 궤도에 최초로 접근해 2014년까지 19번에 걸쳐 엔셀라두스를 지나갔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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