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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파업 찬성했지만..." 르노삼성차 파업 시 '공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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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을 결정했지만 역대 최저 찬성율에 그쳤다. 집행부가 파업 찬성 '가결율 100%'을 기대한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업계와 학계에선 '노사 공멸' 우려가 조합원들 사이에 퍼진 것으로 본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10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1363명(66.2%)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반대표는 565명(27.4%)이다. 조합원 2059명 중 1939명이 참석해 94% 투표율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파업 찬성율은 2012년 이후 최저치다. 르노삼성차 역대 파업 찬성율은 2012~2013년 94%, 2014년 90.7%, 2017년 89.9%, 2018년 85%였다. 노조 내부적으로 파업 반대 기류가 적지 않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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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왼쪽)과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오른쪽)이 부산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경영 활동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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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서는 완성차 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기아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낸 만큼, 르노삼성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무분규 임금단체협상 타결에 이어 기아차 노사도 반년에 걸친 협상을 통해 최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오는 13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처럼 외국계 완성차 업체는 노조에 대한 실제 협상권이 각국 지사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 생산 기지의 노조 활동에 대한 모든 정보가 모기업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는데 르노삼성 파업 시 생산직을 줄이는 차 산업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생산량 감소다. 르노닛산으로부터 생산 물량을 받아야만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생산율을 60%라도 맞출 수 있다. 그동안 생산해온 닛산 로그 후속 물량 배정을 르노삼성차가 아예 못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간 30만대. 이 가운데 10만대는 르노닛산 본사의 닛산 로그를 위탁 생산하고 있따. 본사가 닛산 로그 후속 차종을 배정하지 않으면 내년부터 생산 절벽이 가시화할 수 있다. 르노닛산은 현재 부산공장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조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는 올들어 11월까지 내수와 수출을 합해 16만485대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내수는 7만6879대로 3.4% 줄었고, 수출은 35.5% 주저앉은 8만3606대에 그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 찬성율 100%을 외쳤으나 실제 찬성율은 60% 정도라면 파업 동력이 크다고 볼 수 없다"며 "르노닛산 본사에 고강도 구조조정 빌미를 주게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생산성이 줄고 있는 판에 파업할 경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존립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노사 공멸로 가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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