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불출마' 원혜영·백재현, 중진 용퇴론에 "물고기만 바꿔 무엇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5선의 원혜영 의원과 3선의 백재현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 중진 물갈이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지만 두 의원은 "물갈이가 아닌 판갈이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국회=박숙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갈등 받아들이고 협치 위한 개헌 필요"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5선 원혜영(경기 부천 오정) 의원과 3선 백재현(경기 광명갑) 의원이 11일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중진들에 대한 당내 불출마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은 당내 중진 물갈이론에 대해 "물고기만 바꿔선 바뀌지 않는다"며 물을 바꿀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함께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 의원은 "저는 이번 20대 국회를 끝으로 저의 정치인생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20대 총선을 준비하면서부터 가져왔던 오래 된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 실현에 앞장섰던 후배 세대 정치인들이 더 큰 책임감으로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세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백 의원은 "'저출산 고령화와 빈부격차' 해결, '혁신성장과 남북관계 화해'의 길, '후진적 정치시스템' 개선 등 가야할 길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며 "남아 있는 숙제는 이제 후배 정치인들에게 부탁드리려고 한다"고 했다.

더팩트

원혜영 의원이 11일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박숙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 의원은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원내대표 등을 역임했고, 차기 총리에도 언급될 만큼 중량급 의원이다. 백 의원 역시 2002년 '민선 2 · 3기 경기도 광명시 시장'을 거쳐 18 · 19 · 20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민주당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중진이다.

이들의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내 중진 의원들의 용퇴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박영선(서울 구로을·4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현미(경기 고양정·3선)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경기 고양병·재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장관급 인사들의 불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해찬 당대표도 두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이날 "오늘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켜오신 두 중진 의원들이 후배들을 위해 명예로운 결단을 해 주셨다"며 "아쉬운 마음, 젊은 국회와 후배들을 위한 영단에 감사한 마음이 교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팩트

백재현 의원은 11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물고기만 바꿔봐야 소용 없다"며 개헌 등 국회 혁신을 강조했다. /박숙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의원은 본인들의 불출마를 계기로 중진 물갈이론이 거세지는 것을 경계했다.

원 의원은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물갈이론이 우리 정치의 변화와 발전에 핵심적인 요소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일을 하는 걸 봐야 저 국회의원이 잘하는지 못하는지 게으른지 부지런한지 알 것 아닌가. 국회가 열지 않고 일을 안하는데 어떻게 물갈이를 하나"며 "회의도 안하는 국회에 아무리 새로운 의원이 들어온들 달라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백 의원도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물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고기만 바꿨었다"며 "이번에는 제도의 틀을 바꿔야 한다. 물 자체를 바꾸는 시스템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의원은 그러면서 개헌을 추진해 제도의 큰 틀을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원 의원은 개헌의 방향에 대해 "지금 세계사적인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와 힘을 합쳐서 정부보다 한차원 높게 국정 방향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을 점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협치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매우 필요하다"며 "권력구조에 대한 개편을 맞춰서 협치가 가능한 권력구조 개혁을 하고, 선거제 개혁으로 종합 구도를 만든다면 우리 정치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백 의원도 "헌법을 고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회 앞의 갈등 구조를 국회에서 받아들이는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 것들을 제도적으로 만들기 위해선 개헌을 통해 크게 바꿔야 한다"고 했다.

unon89@tf.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