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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베트남에 우승 안긴' 박항서, 휠체어 탄 상대 선수까지 감싸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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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에반 디마스(인도네시아축구협회)와 박항서 베트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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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U-22(22세 이하)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60년만에 동남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박항서 감독이지만 상대팀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U-22 베트남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 리자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남아시안게임 2019'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지난 1959년 월남 이후 60년 만에 우승을 달성했다. 베트남은 전반 39분 도안 반 하우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이어 후반 14분 도홍중, 후반 28분 반 하우가 연속골을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시상식이 곧바로 이어졌다. 금메달을 따낸 만큼 가장 늦게 시상대에 오를 베트남 선수단은 서로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동메달을 차지한 미얀마 선수들이 가장 먼저 시상대에 올랐고 다음은 베트남에 패해 은메달을 차지하게 된 인도네시아 선수단이 들어섰다.

그 때 갑자기 박항서 감독이 인도네시아 선수단 쪽으로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박 감독은 휠체어를 탄 채 아쉬운 표정으로 은메달 시상대로 향하던 미드필더 에반 디마스를 다독이기 위해서였다. 인도네시아 성인대표팀 출신 미드필더로 와일드카드로 뽑혔던 에반은 전반 25분 반 하우와 부딪히며 왼발을 다쳤다. 에반은 MRI 검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은 에반 뿐 아니라 결승 상대였던 인도네시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까지 일일이 악수하며 수고했다는 말을 전했다.

베트남 매체 '징'은 이런 박 감독을 주목했다. 이 매체는 "시상식 도중 결승전에서 다친 에반 디마스가 등장하자 박항서 감독이 달려가 악수를 하며 안부를 물었다"면서 박항서 감독의 따뜻한 면모를 강조했다.

징은 박항서 감독이 3-0으로 앞선 후반 32분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은 부분을 떠올렸다. 베트남 선수가 거친 파울을 당해 쓰러지자 심판진에 강하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크게 앞선 상황이었지만 어린 선수들이란 점에서 자칫 분위기가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 감독의 거칠고 투박한 항의는 박 감독이 이번 대회 우승 비결로 꼽은 '베트남 정신'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징은 경기 종료 후 박 감독의 퇴장에 대해 “새끼를 보호하는 닭처럼 싸웠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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