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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앱 이용 소외 없앤다" 배민·SKT의 접근성 개선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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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구글플레이 개발자 대화 우아한형제들·SKT, 접근성 개선 사례 공유 [비즈니스워치] 백유진 기자 byj@bizwatch.co.kr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7분의 1인 약 10억명은 장애를 갖고 있다. 이 중 20%에 해당하는 2억5300명은 시각 장애인이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시각장애인들은 수많은 어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구글과 앱 개발자들은 '접근성' 개선을 통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접근성이란 모든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품, 디바이스, 서비스, 환경을 설계하는 것을 뜻한다. 개발사가 앱이나 게임 개발 시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시각, 청각 장애 등 신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정보에 대한 동등한 접근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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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구글플레이 앱 비즈니스 수석부장. [사진=백유진 기자]


11일 서울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에서 정지현 구글플레이 앱 비즈니스 수석부장은 "접근성은 구글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라며 "세상의 정보를 조직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구글의 미션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구글플레이는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제품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 접근성을 고려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접근성 설계 및 테스트 방법을 제공한다. 아울러 개발사들이 해당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진행한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내비게이션 'T맵' 서비스를 제공하는 SK텔레콤도 접근성 향상을 위해 구글에게 컨설팅을 받고 있다.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상무는 "사업 초기부터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있었으나 크게 관심을 주지 못했다가 2014년 한 시각장애인이 앱 이용이 불편하다는 스토어 리뷰를 남긴 것을 보고 이들을 위한 대체텍스트 입력 등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 형제들은 이미지를 음성화할 때 필요한 대체 텍스트, 화면 탐색에 필요한 포커스 이동 기능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다.

예를 들면 화면에 확인 버튼이 있으면 이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식이다. 만약 회원가입 시 약관 동의 단계에서 단순히 체크박스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체크박스를 누르면 이용약관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된다는 점까지 설명해준다. 앱 이용 맥락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셈이다.

아직 완벽하게 갖춰지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노력을 통해 좋은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김 상무는 "개발자 커뮤니티나 스토어 리뷰에서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며 "아직 개선할 부분들이 많지만 내부에서 일하는 개발자들은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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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우아한형제들 상무(왼쪽)와 서종원 SK텔레콤 T맵 서비스 Cell 매니저(오른쪽). [사진=백유진 기자]


SK텔레콤은 대한민국 운전 면허 소지자의 절반인 18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 네비게이션T맵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2016년 음성인식을 접목했다. 또한 디자인적으로 명도 차이를 주어 색약자뿐만 아니라 모든 운전자가 명확하게 시각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서종원 SK텔레콤 T맵 서비스 Cell 매니저는 "운전할 때는 손으로 핸들을 잡고 눈은 전방을 주시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장애가 없어도 몸이 불편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운전자들이 운전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자 하는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음성 인식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전자들이 음성 명령을 할 때 어떤 명령어가 되는지 일일히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운전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다 제공하는 것이 T맵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들의 명령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고 서비스도 점차 확대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SK텔레콤은 운전 중에는 평소와 같이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없기 때문에 평상시와 다름없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티맵 내에서 음악, 뉴스, 날씨 등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하고 음성 인식 명령어를 확장했다. 도로 교통 소음이나 주행 중 다양한 여건 속에서 음성 인식 오류가 발생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음성 인식률도 95%까지 끌어올렸다. 그 결과 T맵 이용자는 음성인식 서비스 출시 이후 25% 증가했다.

서 매니저는 "음성인식 서비스 외 앱 개선 요소도 있겠지만 성숙기라고 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에서의 사용자 증가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며 "손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내비게이션을 쓸 수 있다는 것은 경쟁사 대비 차별점인 것이 분명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이들은 앱 개발사들이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 접근성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서 매니저는 "앱 접근성은 사회적 가치를 위해 명분이 있는 일"이라며 "개발사들이 노력해야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상무 역시 "접근성은 투자자본수익률(ROI) 측면에서 접근하면 판단하기 어렵다"며 "비장애인에게 접근성은 좋고 나쁨의 문제지만, 장애인 입장에서는 앱 이용을 할 수 있냐 없냐의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실무에서 이해하고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도 중요하게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우아한형제들과 SK텔레콤은 앞으로도 다양한 이들의 앱 접근성 개선에 총력을 다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우아한형제들은 거동이 불편한 사용자, 시청각장애인에서 더 나아가 기술소외계층에도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접근성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현장 주문에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음식점 내에서의 주문 또한 앱으로 할 수 있는 '배민오더' 서비스를 확대한다. 또 디지털 소외 계층인 시니어 세대를 위한 인터페이스도 고민 중이다.

T맵은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경영 원칙에 따라 앞으로도 안전 운전을 장려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는데 앞장설 예정이다. 운전자가 T맵 하나로 운전에 집중하면서도 모든 스마트폰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앱 접근성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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