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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카카오, 택시와 손잡고 대형승합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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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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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법인택시 회사들과 손잡고 대형 승합택시 서비스를 전격 출시했다.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놓고 타다 측과 국회·정부 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타다'와 비슷한 형태로 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1일 오후 4시부터 대형 승합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 벤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베타 서비스는 서울 지역에서만 스타렉스 100여 대로 한정해 진행할 예정이다. 불법 논란을 빚은 타다가 택시 업계, 정부·국회와 마찰을 빚어온 것과 달리 벤티는 기존 택시면허 체계 내에서 택시 업체들과 손잡고 사업을 한다고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설명했다.

베타 서비스 기간에 이용자들은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카카오T 벤티를 이용할 수 있다. 택시를 호출한 이용자 주변에 이용 가능한 카카오T 벤티 차량이 있으면 팝업창을 통해 안내되며, 이용을 원하지 않을 때는 취소할 수 있다. 베타 서비스 기간에는 일반 택시 요금보다 낮은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운행 요금은 시간과 거리에 따라 동시에 계산된다. 기본요금은 2㎞까지 4000원이고, 이후 131m당 100원, 40초당 100원이 과금된다. 회사 측은 베타서비스 기간 요금은 기존 중형 택시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타다 요금이 일반 택시보다 평균 30% 이상 높게 책정된 점을 감안할 때 타다보다 낮게 요금을 책정한 것이다.

베타 서비스는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하는 시점에 종료되고, 서비스 일정은 확정되는 대로 공지할 예정이다.

기존에 대형승합차로 운송 서비스를 운영하던 '타다'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카카오가 동일한 급의 대형승합택시를 내놓음에 따라 모빌리티 시장의 격변이 예상된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부터 벤티를 운전할 기사를 모집하고 서울시로부터는 앱 미터기(요금계산기) 검정을 받는 등 물밑 작업을 준비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처음 인수한 운수업체인 진화택시는 벤티 서비스를 위해 기존 중형택시 인가를 취소하고 대형승합택시로 사업계획을 변경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벤티 출시를 위해 현재까지 택시업체 7곳을 인수했고, 택시 면허는 600개 이상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전격적인 서비스 발표에 타다 측은 공식적으로는 '환영' 입장을 냈다. 타다 측은 이날 카카오 벤티 서비스를 두고 "택시업계의 규제가 줄어드는 것과 새로운 시도는 환영한다. 한정돼 있는 택시 시장 내의 새로운 시도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대여자동차 기사알선 서비스도 규제를 줄이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타다 관계자도 "타다가 고급 운송서비스 시장 개척에 성공하고, 가능성을 보이면서 '파파' '차차' 서비스에 카카오 벤티 서비스도 나오게 됐다. 이 시장 자체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타다는 이재웅 대표의 발언을 통해 여러 차례 택시면허를 사들이는 방식으로는 서비스를 이어갈 수 없다고 강조해온 상황이어서 카카오와 타다 간에 미묘한 갈등과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지난 9일에도 "타다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택시 기반 사업자들과 달리 택시 시장을 공략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택시는 규제를 풀어줘서 나름대로 혁신하고, 기사알선 렌터카는 그대로 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타다 측은 지난 10일 오후 7시부터 시작한 타다 지지서명에 하룻밤 만인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6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오대석 기자 /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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