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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우리들병원 폭로 신혜선씨 "신한은행 불법저지르면서까지 왜 이상호 원장 돕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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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서류 날조에 위증까지 해" 또 고소
"문 대통령에게 아쉬움 있지만 청탁은 안해"
앞서 언론에 양정철·윤규근·정재호 등 개입 주장

이상호 우리들병원 원장의 전처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과 동업을 했던 사업가 신혜선(63)씨가 신한은행이 이 원장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관련 서류를 조작했다고 11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과 금융당국 간에는 유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 허리디스크 수술을 집도하는 등 친분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우리들병원 의혹은 이 원장이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의 특혜대출을 받았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로 알려진 신씨가 스스로 공개 폭로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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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신혜선씨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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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는 이날 오전 서울 청담동 한 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한은행이 거짓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니 8년 동안 제가 겪었던 모든 것을 밝히겠다"며 "신한은행이 불법행위를 저지르면서까지 사실을 숨기는 것으로 미뤄볼 때 신한금융그룹과 이 원장 사이의 어떤 유착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신씨는 "내가 서명한 적 없는 영수증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되는 등 신한은행 측에서 허위 진술과 거짓 증언을 내놓고 있다"면서 "이 원장 측이 연대보증인에서 빠질 수 있도록 신한은행이 서류를 날조한 것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이 지난 2012년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신한은행과 체결한 연대보증계약을 해지해야 했고, 이를 위해선 함께 연대보증인으로 돼 있던 신씨의 동의가 필요한데 신한은행 측이 임의로 서명을 해서 이 원장을 연대보증인에서 빼줬다는 것이다.

신씨는 지난 2009년 이 원장의 전처인 김 회장과 자신 소유의 청담동 빌딩을 담보로 신한은행에서 260억원을 대출받아 레스토랑 사업을 했다. 이때 남편이던 이 원장이 연대보증인으로 함께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후 레스토랑 사업은 실패했고, 이 원장 부부는 이혼했다.

신씨는 이 원장에게 20억원을 주면 레스토랑 사업체와 채무를 인수하고, 이 원장을 공동연대보증인에서 빼주겠다고 했다. 이에 이 원장은 신한은행에서 15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은 뒤 개인 돈을 보태 신씨에게 돈을 갚을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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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과 갈등 과정에서 경매로 넘어간 서울 청담동 신혜선씨 소유의 빌딩.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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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신한은행이 이 원장이 갚은 20억원 중 7억2400만원을 신씨 동의 없이 (채무인수 하려는) 대출의 이자로 인출하면서 불거졌다. 신씨가 "은행이 임의로 돈을 사용했다’며 반발했고, 법인 명의로 받은 대출 이자를 내지 않았다. 그러자 신한은행은 신씨가 담보로 제공한 빌딩을 경매에 넘기려 했다.

이때부터 소송전이 벌어졌다. 신씨는 신한은행 직원들을 상대로 사문서위조와 사금융알선 혐의로 고소했다. 신한은행이 이 회장의 연대보증을 해제시켜주기 위해 15억원을 대출해준 것은 위법(사금융알선)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를 위해 자신의 서명까지 위조(사문서위조)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2017년 법원에서 사금융알선 등이 일부 유죄로 인정이 됐다.

신씨는 "경찰이 대법원까지 무죄가 난 사안이라며 수사를 하지 말라고 했지만 결국 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긴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들이 발견됐지만 검찰은 나를 불러 5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조사를 마치고 불기소 처분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2016년 4월 법정에서 위증을 했다며 신한은행 직원 A씨를 전날 검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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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신혜선씨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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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괘씸하다"고도 했다. 2012년 대선 이후 문재인 당시 의원과 천주교 주교님들이 만난 자리에서 억울함을 알렸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에게 아쉬움은 있지만 당시 정치권에 부탁 혹은 청탁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신씨는 문재인 정부의 ‘경찰 실세’로 통했던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총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재직 당시 여권 친문 인사와 가까운 신씨 대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당 국회의원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윤 총경은 신씨에게 "일단은 K행장의 거취가 안정화 될 때까지는 뭘 할 수가 없다. 연임하고 바로 연결시켜서 해줘야 되는 것이라고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얘기한다"면서 "행장의 거취가 결정된 다음에 본격적으로 얘기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결정되면 (정 의원이) 연락을 드릴 거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신씨는 또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 당선을 도우면 신한은행 대출사건을 해결해주기로 했다"는 주장도 했으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에게 윤 총경으로부터 받은 신한은행 대출사건 개요를 텔레그램 메신저로 전달한 뒤 "곧 금감원장 인사가 나니까 그 후에 살펴보도록 하는 게 어떨까요?"라는 답을 받았다고도 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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