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제히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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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 자사고‧외고 등을 2025년에 폐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들 학교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선호도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원서접수 마감 결과 이들 학교의 평균 입학경쟁률은 전년도보다 소폭 하락하는 것에 그쳤다. 최근 교육부가 현 중3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3학년도까지 일부 대학의 정시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서울 지역 자사고 20곳(경희‧대광‧동성‧배재‧보인‧선덕‧세화‧세화여‧숭문‧신일‧양정‧이화여‧이대부‧장훈‧중동‧중앙‧한가람‧한대부·현대‧휘문)과 외고 6곳(명덕·대원·대일·서울·이화·한영)의 내년도 입학경쟁률을 공개했다.
자사고 20곳의 일반전형은 총 6018명 모집에 7147명 지원했다. 평균 입학경쟁률은 1.19대 1로 전년도(1.30대 1)보다 떨어졌다. 한가람고의 여학생 선발이 2.29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경희고가 0.77대 1로 가장 낮았다. 교과성적 등을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는 하나고의 경쟁률은 2.39대 1로 전년도(2.35대 1)보다 소폭 상승했다.
외고 6곳은 1400명(정원 내 기준) 모집에 2032명이 지원했다. 입학경쟁률은 1.45대 1로 전년도(1.51대 1)보다 소폭 하락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대일외고(1.75대 1)였고, 가장 낮은 곳은 한영‧서울외고(1.23대 1)로 확인됐다.
교육계에서는 자사고‧외고의 입학경쟁률이 떨어졌지만, 학생 수 감소 등을 감안하면 예전 인기를 유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서울 중3 학생 수는 7만2775명으로 전년도(7만6202명)보다 3427명 감소했다. 특히 전년도에 ‘미달 사태’ 겪었던 대광고‧서울외고의 경쟁률은 각각 1.11대 1, 1.23대 1로 상승했고, 세화고‧세화여고‧휘문고‧대일외고의 경쟁률도 전년도보다 높아졌다.
자율형사립고 학부모들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자사고 교장연합회 기자회견에서 교육부의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을 골자로 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역량강화 방안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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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정부의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이 학생‧학부모의 고교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는 이들 학교가 우수 학생을 선점해 일반고를 황폐화시켰다는 이유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에 맞춰 폐지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에는 자사고·외고 설립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도 입법예고했다.
자사고‧외고에 학생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현 중3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3학년도까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정시전형을 4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학생‧학부모 입장에서는 면학 분위기가 좋고 수능 대비를 잘 해주는 외고‧자사고를 선호할 수 있다”며 “학교 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2024년까지는 현재 인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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