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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美 B-52폭격기 日상공 인근 비행…대북 압박 수위 높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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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 [사진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52H가 일본 상공 인근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52H 비행은 기존 계획에 따른 통상적인 작전일 수도 있지만, 미국이 북한의 향해 간접적 경고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도 한반도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B-52H 전략폭격기가 공중급유기 KC-135R의 지원을 받으며 일본 상공 인근으로 비행했다. 이 폭격기는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전략자산이다.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비행하는 장거리 폭격기로 단독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최대 항속거리는 1만6000㎞에 달한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시기에는 한미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한반도 주변에 자주 출몰했지만, 북미 간 대화가 시작된 이후에는 비교적 비행이 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52가 한반도 상공에서 떨어진 일본 상공에서 비행한 것은 미군이 북한의 강한 반발을 의식하면서 간접적으로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향해 “필요하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실제 대북 압박용 카드로 썼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B-52는 올해 10월과 11월에도 대한해협과 동해 등지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특히 이날 첩보 위성 수준급인 고(高)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가 경기도 남부 등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글로벌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다. 작전 비행시간은 38∼42시간이며 작전반경은 3000㎞에 이른다.

한반도 남부나 동해상에서도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글로벌호크가 휴전선과 가까운 경기도 남부 상공까지 올라와 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글로벌 호크의 한반도 비행은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아울러 글로벌호크가 항적을 외부에 노출한 것 자체가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정찰기는 위치식별 장치를 켜놓지 않아 식별이 어렵다.

미군은 북한의 동창리 엔진 시험 이후 한반도 상공에 연일 정찰기를 투입하고 있다.

미 공군 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는 이달 9일에 이어 11일에도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전날에는 지상감시정찰기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가 한반도 상공 3만3000피트(1만58.4m)를 비행했다. E-8C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일에도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정한 북미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중대한 시험’까지 감행하면서 미국과 북한 간 긴장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고 사실상의 경고를 보냈고, 미국 정부는 북한 문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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