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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와 박동근, 교육방송 EBS가 직면한 유튜브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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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 넘어 재미 추구하려면 자율 검토과정 필수"

연합뉴스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EBS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김지현 인턴기자 = 진지한 교육방송으로만 익숙했던 EBS가 올해 '펭수'라는 걸출한 스타(?)를 낳은 것은 유튜브라는 플랫폼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 플랫폼은 동시에 미성년자에 대한 폭행, 성희롱, 욕설 논란 같은 부작용도 낳았다. 유튜브를 활용해 '교육'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나선 EBS가 숙고해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 EBS 1TV 어린이 예능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유튜브 방송에서 '당당맨'으로 불리는 개그맨 최영수가 미성년자인 버스터즈 채연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다른 인물에 가려 명확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앞뒤 화면과 소리, 출연진의 표정 등으로 폭행이 있었다고 보고 거세게 비판했다.

설상가상으로 '먹니' 박동근은 채연에게 유흥업소에서 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진 성희롱 발언과 욕설을 한 사실이 드러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확대하고 있다. 박동근이 쓴 성희롱 문구는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6년간 '보니하니'에 출연해온 최영수와 박동근은 제작진에게 폭행은 없었고,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는 대기실에 있던 소품을 보고 언급한 것이지 성희롱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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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사과문
[E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EBS는 박동근의 성희롱 발언이 특히 크게 문제가 되자 전날 오후 늦게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두 사람을 즉각 출연 정지시키고 콘텐츠를 삭제했다. 또 "책임을 통감한다"며 출연자 선정 과정 전면 재검토,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제작 시스템 정비 등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EBS의 사과는 비교적 빨랐지만, 방송 전문가들은 이번 일이 EBS에 큰 숙제를 안겨줬다고 보고 있다.

우선 이번 폭행, 성희롱과 욕설 논란이 벌어진 데 대해,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 콘텐츠가 방송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지며 생긴 논란이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수용자와 장벽이 없는 시도가 많다 보니 EBS 제작진이 놓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황 교수는 "유튜브는 문화적 권위주의를 벗어나 수용자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EBS는 공영 교육방송인 동시에 사실상 교육제도의 일부이기 때문에 교육적 잣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EBS가 최근 들어 상업방송처럼 변화한다. 펭수도 그런 틀 안에서 나온 것이고, 개그맨들의 출연 역시 마찬가지"라며 "그러한 변화 과정에서 수용자와 제작자 간 괴리가 생길 수 있다. 수용자들은 교육방송에서 누군가를 때리거나 욕하는 거로 웃음을 주는 데 거부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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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방송사, 특히 공영방송이 유튜브를 활용하려면 자율적인 심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 교수는 "공영 방송의 경우 중요한 자율심의 기준, 체크리스트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평론가도 "EBS는 그동안 재미로 도입한 요소들로 논란을 겪은 경험이 별로 없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런 부분에 대한 검토과정이 필요하다"며 "순전한 교육방송으로 가는 게 아니라 재미를 추구하기 시작했다면, 그 범위 안에서 논란이나 문제의 소지가 없는지 사전 검토해야 하는 단계에 왔다"고 조언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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