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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세계경영' 김우중 전 회장 영결식 엄수…대우맨들 눈물 속 배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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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영결식

김 전 회장 '대우의 노래' 가사 낭독 육성 영상

2000여명 대규모 조문객 참석...영결식 생중계

대우맨들 영결식서 슬픔 속 눈물 흘려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오대양 육대주는 우리의 일터입니다. 소유보다는 성취를 느낄 줄 아는 '대우 가족'이 되길 바랍니다."


12일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전 대우그룹 임직원들을 포함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보려는 2000여명의 추모객들이 몰렸다.


'소박한 장례를 치르라'는 그의 평소 당부대로 300석 규모의 강당에서 영결식이 진행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조문객들이 몰리자 아주대병원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측은 복도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영결식을 생중계했다.


영결식은 고인의 생전을 담은 영상 상영과 함께 시작됐다. 영상에는 학창시절부터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수출 무대를 누비며 사업을 진두지휘하던 모습,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 등이 생생하게 담겨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영상 끝 부분에 김 전 회장이 '대우의 노래' 가사를 읽는 장면이 나오자 곳곳에서는 전 대우 임직원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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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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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의 마지막 사장이었던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조사(弔詞)를 통해 "(김 전 회장은) 우리나라 수출입국의 길을 여신 분이고, 국교 수립도 되지 않은 아프리카 같은 해외시장 진출은 김 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조사를 낭독하던 도중 그는 한동안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추도사를 맡은 손병두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주 병문안을 갔을 때 김 전 회장의 눈빛에서 '세계 경영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 미안하네'라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며 "제 2의 김우중, 제 3의 김우중을 길러내는 일은 이제 우리의 몫"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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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별세한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운구 차량이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본관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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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 이후 운구 행렬은 아주대 본관을 돌고 충남 태안군 선영에 있는 장지로 떠났다. 이번 장례가 치러진 아주대는 김 전 회장이 1977년 대우실업 사장이었을 당시 인재 양성을 통해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로 사재를 출연해 인수한 대학이다.


지난 9일 김 전 회장은 수개월 간의 숙환 끝에 별세했다. 그는 건강 상태가 악화되기 직전까지도 베트남을 오가며 글로벌 청년 사업가 양성에 온 힘을 쏟았다. 만 30세의 나이에 대우그룹의 모태인 대우실업을 창업했으며 그가 젊은 시절을 바쳐 일군 대우그룹은 1999년 해체 직전까지 40여개 이상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2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당시 대우의 수출 규모는 한국 총 수출액의 10%에 달할 정도였다. 김 전 회장은 한국이 수출 국가로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기업인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국제기업인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받았으며 1989년 펴낸 에세이집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6개월 만에 100만부 판매를 돌파하며 기네스 기록을 쓰기도 했다.


외환위기 시절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연간 500억달러 흑자 달성, 금모으기 운동 등 경제 회생을 위한 재계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그가 생전에 남긴 어록으로는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꿈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다', '위기에는 위험도 있지만 기회가 있다' 등으로 아직까지도 많은 젊은이들과 기업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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