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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혐의만 6개’ 전광훈 목사, 경찰 조사 후 지지자 ‘엄호’ 속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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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례 소환 불응 끝 경찰 출석 / ‘개천절 집회’ 집시법 위반 혐의 / 내란 선동·기부금품법 위반 등도 / “나와는 무관” 모든 혐의 부인 / 警조사 이후 귀갓길 ‘아수라장’

세계일보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의 총괄 대표인 전광훈 목사가 1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은 뒤 지지자들의 엄호 속에 경찰서를 빠져나가고 있다. 뉴시스


지난 10월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이른바 ‘개천전 집회’에서의 불법행위와 관련해 집회 주최 측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총괄 대표 전광훈 목사가 경찰에 출석해 약 11시간30분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기도 한 전 목사는 이 혐의를 포함해 총 6개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전 목사의 경찰 출석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 목사를 12일 오전 10시쯤 소환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 등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 목사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4차례 불응하다가 경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한 뒤 체포 영장까지 검토하자 결국 이날 경찰서를 찾았다. 개천절 집회에서는 ‘청와대 검거’, ‘대통령 체포’ 등 발언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격화했고, 일부 참가자는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려다가 이를 저지하는 경찰을 폭행하는 등 폭력까지 행사해 40여명이 체포됐다. 전 목사는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에 자신은 집회에서 벌어진 불법행위와 무관하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전 목사는 또 취재진에게 “조사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돼 그동안 (경찰에) 안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경찰이) 내란 선동 혐의로 출석하라고 하면 하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먼저 수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 목사는 청와대에 진입하기 위해 ‘순국결사대’를 조직·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순국결사대는 질서유지를 위해 만든 단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천절 집회 등에서 헌금을 모금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것과 관련해 전 목사는 “예배 시간에 헌금하는 것이 무슨 불법 모금이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는 이날 오후 9시30분쯤 끝났다. 전 목사는 조사를 마치고 종로경찰서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보수 성향 유튜버와 지지자들의 ‘엄호’를 받으며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전 목사 지지자들이 전 목사를 취재하려는 기자들의 접근을 막고 마구 밀쳐 일부가 넘어지고 다치는가 하면, 고성이 오고가는 등 경찰서 로비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지금까지 전 목사가 경찰의 소환요구에 번번이 불응한 데다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전 목사의 집시법 위반 혐의 외 다른 혐의들에 대한 조사가 쉽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언론에 “일단 오늘은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할 내용이 많아서 다른 혐의도 한꺼번에 조사하기는 시간상 어려울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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