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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노이어와의 1대1 놓치고 "내게 화 난다"…손흥민, 혹사 논란 지운 승부욕[현지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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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손흥민이 바이에른전 이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뮌헨 | 이동현통신원


[뮌헨=스포츠서울 이동현통신원·정다워기자]손흥민(27·토트넘)의 표정은 어두웠다.

잉글랜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12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1-3으로 뒤진 후반 20분 교체로 들어가 25분을 소화했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반전을 노렸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경기를 마감했다.

바이에른전은 사실 토트넘에게 얻을 게 없는 경기였다. 토트넘은 이미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조 선두 바이에른과는 승점 5점 차가 났기 때문에 역전이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3~4위 팀들의 추격을 받는 것도 아니어서 결과에 따라 순위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뮌헨 원정에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얀 페르통언, 세르주 오리어 등 주전급 선수들을 제외했다. 대신 주말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6위로 토트넘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울버햄프턴을 상대하기 때문에 힘을 빼고 바이에른전에 임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리그 개막 후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강행군을 이어가는 만큼 휴식이 예상됐지만 경기에 나섰다. 휴식이 필요한 손흥민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경기였다.

그러나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등장한 손흥민의 생각은 달랐다. 손흥민은 “아무리 순위가 결정됐다 해도 우리는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준비했다”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주전, 비주전을 이야기하기 그렇다. 한 팀으로 스쿼드가 이뤄진다”라고 했다. 순위 확정 여부와 관계 없이 이날 경기도 중요한 일정이었다는 생각을 강조했다.

대신 손흥민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자신에게 실망감을 표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폭발적인 역습으로 세계적인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와 1대1 상황을 만들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슛으로 득점을 노렸으나 노이어의 선방에 막혀 만회골을 넣지 못했다. 결정력에 물이 오른 손흥민답지 않은 플레이였다. 손흥민은 어두운 표정으로 “개인적으로 저에게 화가 난다. 바이에른 같은 팀을 상대로 이런 찬스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 기회가 생기면 공격수가 반드시 골을 넣어줘야 하는데 못 넣어 너무 미안하다. 제 자신에게 아쉽다”라고 반성했다. 일각에서는 혹사라며 아쉬움을 표하지만 정작 손흥민에게는 그보다 골을 놓친 승부욕이 더 타오르는 모습이었다. 특유의 축구를 향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였다.

토트넘은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기 때문에 16강에서 각 조 1위 팀을 만나게 된다. 이번 시즌에는 유난히 이변이 일어나지 않아 맨체스터 시티나 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유벤투스 등 강팀들과의 대진이 예상된다. 험난한 토너먼트 일정을 앞두고 있지만 손흥민은 의연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1위로 올라갔는데 유벤투스를 만났다. 챔피언스리그에는 항상 어려운 팀들만 존재한다. 어떤 팀을 만나도 어려울 것이다. 누구를 만나든 잘 준비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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