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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美·中 1단계 무역 합의”…무역전쟁 돌입 21개월 만에 '일시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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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무역전쟁 돌입 21개월 만에 / 블룸버그 “트럼프 서명 마쳐” / 美 증시 최고치… 코스피도 상승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 데드라인을 사흘 남기고 1단계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중이 무역전쟁을 본격화한 지 21개월 만에 휴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은 각각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시간 동안 참모진과 만났고 중국과의 부분적 무역 합의안에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합의안에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500억달러(약 58조7000억원)어치를 구매하는 동시에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대가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미 상공회의소 관계자가 말했다.

WP는 이르면 13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1단계 합의에 서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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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오는 15일부터 아이폰과 장난감 등 1650억달러(약 193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아이폰도 대당 150달러(약 18만원)의 추가 부담을 덜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과 1110억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각각 시행 중인 25%와 15%의 고율 관세도 완화하기로 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양국 정부는 무역합의를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중국과의 빅딜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1단계 무역협상 타결 소식에 국내외 증시가 초강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2.90포인트(1.54%) 오른 2170.25로 장을 마쳤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78% 오른 2967.68로 마감하는 등 국내와 중화권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이 크게 작용한 미봉책의 성격이 강해 무역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재선을 위해 팜벨트(미 중서부 농업지대)의 농심 확보가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처지여서 이번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기업의 구조개혁 등 무역전쟁의 배경이 된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중국은 국영기업 등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미국은 이를 불공정 행위로 규정해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만큼 미 대선이 끝난 뒤 양국 간 2차전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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