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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집안 식구'된 '배민' '요기요'…得보다 失 많아진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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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DH 배달천하]DH, 국내 배달앱 시장 사실상 독점화…점주수수료·결제할인 등 혜택 줄어들까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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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전격 인수하면서 국내 배달 시장에 미칠 파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DH는 국내 2, 3위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한다. 1위 서비스인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할 경우,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사실상 DH가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사업자 측면에서 출혈 경쟁에 따른 불필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겠지만, 음식 자영업자 및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나 서비스 면에서 득보단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조 국내 배달 앱 시장, 'DH 천하' 되나=DH는 13일 우아한형제들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으로 삼분할됐던 국내 배달 앱 시장은 'DH 천하'로 재편된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독일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국내에선 지난 2011년 알지피코리아라는 법인명으로 요기요를 출시했다. 이후 배달통과 푸드플라이를 인수합병해 사세를 확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55.7%를 점유하고, 요기요(33.5%)와 배달통(10.8%)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배달의민족 인수 시 DH 계열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게 된다.

사업자 측면에서 이번 지분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비용절감 측면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그동안 양사는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음식점 자영업자 수수료 정책과 할인 등 전방위적인 출혈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DH의 지분 인수 이후에도 현행처럼 배달의민족은 독자 경영체제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분별한 출혈경쟁을 자제함으로써 절감되는 비용규모가 적지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점주수수료·결제할인 등 혜택 줄어들 소지 '다분'=벌써부터 시장 독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자영업자 및 소비자들의 혜택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동안 배달앱 시장은 서비스 기업들간 치열한 점유율 확보전 속에 수수료 인하 정책, 할인 정책 경쟁이 펼쳐졌다. 그러나 DH가 사실상 배달 앱 시장을 평정할 경우 경쟁 강도가 약화돼 수수료가 인상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 혜택도 마찬가지다. 배달의민족이 시장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요기요는 1위 탈환을 위해 대규모 할인 마케팅을 펼쳐 왔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강신봉 대표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3조원에 달하는 배달앱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올해 마케팅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일환으로 요기요는 8월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을 선보였다. 슈퍼클럽은 이용자가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요기요 앱 내 모든 레스토랑 메뉴를 월 10회, 3000원 자동할인 혜택을 받는다. 10회 이상 요기요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겐 2만원의 혜택이 돌아오는 셈이다. 이처럼 소비자 혜택이 늘었던 건 배달 앱 간 치열한 사용자 유치 경쟁을 펼쳤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 강도가 약화되면서 사업자들은 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만 자영업자나 소비자 입장에선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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