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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설] 400만대 생산 붕괴 위기 한국車, 문제는 노동생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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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이 34만6379대로 전년 대비 1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누적 생산대수는 361만3000대다. 12월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연 400만대 생산 붕괴가 불가피해 보인다. 2016년 이후 4년 연속 생산량 감소다. 연산 400만대는 한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일컬어진다. 그 밑으로 떨어지면 완성차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고 부품업체들이 도산하기 시작한다. 최근 몇 년 새 이 같은 한계 징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2015년 456만대였던 생산량이 지난해 403만대로 간신히 400만대를 넘었다. 가동률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그러자 1차 협력사 800여 곳 매출이 2014년 78조118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71조4423억원으로 추락했다. 영업이익률은 3.4%에서 1.9%로 낮아졌다. 지난해에만 1차 부품업체 38곳이 폐업했다.

자동차 생산이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한국이 특히 심하다. 10대 자동차 생산 국가 중 생산량이 3년 연속 감소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2005년 이후 세계 5위였던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인도·멕시코에 이어 7위까지 추락했다. 한국은 자동차 산업이 경제, 특히 고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다. 제조업 생산의 14%, 수출의 11%를 담당하고 운송·정비·판매 등 전후방 산업까지 포함하면 200만개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 먼저 부품업체에서 도산과 해고가 일어나면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다. 궁극에는 생태계 붕괴와 완성차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 자동차가 흔들리는 이유 중 하나만 꼽으라면 노동생산성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 1대 생산에 들어가는 노동 단가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 노동윤리는 생산라인이 돌아가는 와중에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걸 막기 위해 사측이 와이파이를 제한하자 노조가 특근을 거부한다. 르노삼성은 잇단 파업에 닛산 캐시카이 위탁생산이 무산됐고 유럽 수출용 차량 물량 배정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이런 노동 풍토에서 차 생산이 유지된다면 그게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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