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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中 전문가들 "1단계 무역합의는 일시적 화해일 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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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발표하는 中상무부 부부장(베이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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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일부 추가관세 인하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을 내용으로 한 1단계 무역합의를 이뤘지만, 중국 내의 전문가들은 일단 환영하면서도 양국의 근본적 갈등이 여전하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4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상무부 사정에 정통한 경제 전문가 바이밍(白明)은 1단계 합의에 대해 "이는 이성의 선택이며 실질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문제를 풀지 못하면 두 나라 모두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일부 관세를 내려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진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약 12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절반인 7.5%로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2500억달러 규모 상품에 대한 25% 관세는 유지된다.

다른 전문가 메이신위(梅新育)는 미중 무역전쟁에 얽힌 교역량이 막대하기 때문에 미국이 관세를 단계적으로 없애는 것을 이해할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1단계 합의를 이뤘다고 모든 무역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면서 합의사항 이행 과정에서 어떤 "사고"도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중국의 "단계적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미국은 무역전쟁으로 교훈을 얻었다. 무역전쟁을 오래 끄는 것은 자국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가능한 한 빨리 이를 끝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마침내 깨달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도 미중 사이에 근본적 갈등은 남아있기 때문에 두 나라의 장기적 관계는 낙관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국국제교류센터의 왕쥔(王軍)은 "1단계 합의는 일시적 화해로 완전한 휴전이 아니다. 두 나라의 관계가 무역전쟁 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 문제 같은 더욱 민감한 부분은 아직 전진의 기미가 없다면서 "이런 문제들이 쉽게 풀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처한 것이 중국과의 합의를 서두른 한 이유지만, 내년에 정치적 상황에 변화가 생기면 그의 태도가 바뀔 수 있다면서 이에 대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 전문가들이 이번 합의와 관련, 잠깐의 긴장 완화 효과는 있겠지만 양국 관계의 장기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어려운 문제를 미래로 미루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변덕스러운 만큼, 그러한 미래가 매우 빨리 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 양이나 계획을 이행하는 데 주저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왕융(王勇) 베이징대 국제정치경제연구센터 주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급변할 경우 새로운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1단계 합의의 불안정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SCMP는 또한 미국 내에서도 이번 합의와 관련해 약속이 구체적이지 않고 이행 메커니즘이 없는 문제를 비롯해 양국의 신뢰 부족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머피(코네티컷)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290억 달러어치를 추가 구매할 수 있지만, 관세로 인해 미국 농업계가 110억 달러를, 납세자들이 농업계 지원에 280억 달러를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390억 달러를 쓰고 290억 달러를 얻었다. 잘한 일"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천더밍(陳德銘) 전 중국 상무부장은 중국은 미국 의회에서 홍콩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를 겨냥한 법안이 통과된 후 미중 관계가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역협상을 이용했다고 SCMP 인터뷰에서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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