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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취재파일] "대화도 대결도 낯설지 않다"…북, 핵보유국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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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사실을 흘리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극대화하는 북한의 살라미식 선전 전술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되고 있다, 지난 7일 동창리에서 중대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13일 실시된 동창리에서의 두 번째 중대시험은 "전략적핵전쟁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하더니, 14일 밤 발표된 박정천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격) 명의의 담화에서는 "우리(북한)는 거대한 힘을 비축했다"며 "힘의 균형"을 언급했다. * SBS 보이스(Voice)로 들어보세요!



조금 부연설명을 하자면, 13일 중대시험과 관련해 '전략적핵전쟁억제력'을 언급한 것은 미국에 대응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을 다시 공식화한 것이고, 14일 박정천의 담화에서 "거대한 힘"과 "힘의 균형"을 언급한 것은 미국과 핵무기의 측면에서 동등한 위치에 서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박정천의 담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 박정천, "힘의 균형 보장돼야 북한의 발전 보장"

박정천은 14일 담화에서 동창리에서의 최근 실험들이 "미국의 핵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적핵전쟁억제력'을 언급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을 상대로 한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담화에서 박정천은 의미심장한 문구들을 추가시켰다.

"힘의 균형이 철저히 보장되어야 진정한 평화를 지키고 우리(북한)의 발전과 앞날을 보장할 수 있다. 우리(북한)는 거대한 힘을 비축하였다."

"힘의 균형"이란 미국과 무력에 있어서 균형적인 위치에 서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다 알다시피 핵무기 보유국이다. 비핵 국가가 재래식 전력으로는 아무리 해도 핵보유국과 동등한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없기에, 핵보유국과 힘의 균형을 이룬다는 것은 그 자신도 핵보유국이 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북한은 핵보유국의 위치를 얻어 북한의 발전과 앞날을 보장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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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힘을 비축"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에서, 북한 나름으로는 핵보유국의 위치에 거의 근접했다고 평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사실, 북한의 핵전력은 이미 상당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미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개발이 상당 수준에 이르렀고, 2017년 11월 ICBM급 미사일인 화성-15형을 발사하면서 미사일을 미국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로켓 기술도 확보했다. 현재로서는 탄두를 대기권에 재진입시켜 목표물을 타격하도록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만 의문부호로 남아 있는 상태이다. 이번 동창리 중대시험들이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하는 것은 추가적인 로켓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는 뜻으로 보이는데 그 실체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 북, 사실상의 핵보유국 노리는 듯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있는 핵보유국은 NPT 체제 아래서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국이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NPT 체제 아래서 핵보유가 인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을 쓴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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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정확한 의도는 좀 더 관찰이 필요할 것이다. 이달 하순 당 중앙위 전원회의, 그리고 이르면 올해 안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과 내년에 지속될 위기 과정 등을 통해 북한의 정확한 의도가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이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는 등의 과거 문법에서는 벗어날 때가 됐다. 지난해와 올해 지속된 대화를 위한 노력들은 그 자체로 평가받을 부분이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는데 아직도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면 다가 올 위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안정식 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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