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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블랙아이스' 2차 사고 났나…다리 50m 아래서 사망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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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50중 추돌 사고 사망자·부상자 찾던 소방

상주-영천 고속도로 산호교 밑에서 사람 발견

사망자, 차에서 나와 있다 2차사고 당한 것으로

5분만에 두번 사고 발생해 7명 사망·32명 부상

중앙일보

지난 14일 오전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 '블랙 아이스(Black Ice)'로 인한 다중 추돌사고가 동시에 발생해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영천방면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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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8시 34분쯤 경북 군위군 상주-영천 고속도로 산호교. 구조대원 4명이 사라진 부상자를 찾기 위해 50m 교각 아래로 향했다. 간밤에 내린 비에 도로가 어는 블랙 아이스(Black Ice)로 인한 22중 추돌 사고 발생후 3시간이 지났는데도 승용차만 발견하고 운전자를 찾지 못해서다. 교각 밑으로 내려가자마자 구조대원 한 명이 "냇가에 사람이 있다"고 소리쳤다. 구조대원들이 달려갔을 때 그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의성경찰서 관계자는 "차는 있는데 사람은 없어서 계속 찾다가 혹시 다리 밑에 있나 싶어서 내려갔다"며 "위에서는 안 보이는 각도에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경찰은 15일 교각 밑에서 발견된 A씨가 2차 사고를 피하기 위해 추락사했는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소방 등에 따르면 A씨는 사고 후 차에서 나와 가드레일 쪽에 서 있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얼음판에 미끄러진 다른 차량에 부딪혀 떨어졌거나 차를 피하다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목격자 진술과 블랙박스 영상 등을 종합해봐야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벽에 총 두 건의 사고가 발생해 7명이 숨졌는데 그중 한 명이 다리 밑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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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앞서 14일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는 얼어붙은 도로로 두 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4시 43분에는 영천방면에서 28중 추돌로 화재(8대)까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5분쯤 뒤인 오전 4시 48분에는 앞서 사고가 났던 지점에서 약 2㎞ 정도 떨어진 영천방면에서 22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했다. 경북경찰청은 14일 블랙아이스 사고로, 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부상(차량 파손 50)을 입었다고 최종 집계했다. 이중 상주방면 사고에서 발생한 1명의 사망자가 추락사로 추정된다.

경북 군위경찰서에 수사팀을 꾸린 경찰은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사고 유발 차량을 찾는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14일 두 건의 블랙 아이스 사고 발생 당시, 첫 번째 블랙 아이스 구간에서 균형을 잃은 차량이 최초 사고 유발 차량인지, 두 번째 추돌 사고를 낸 차량이 사고 유발 차량인지를 특정하기 위한 조사다. 경찰에 따르면 영천방면 사고는 승용차, 상주방면 사고는 화물차가 제일 앞서가던 차다.

이를 위해 경찰은 뼈대만 남은 SUV 등 사고 차량 40여 대의 블랙박스 유무를 확인하며, 영상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사고현장인 상주-영천 고속도로 일대 폐쇄회로TV(CCTV) 화면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사고 유발 차량을 특정하면, 고속도로의 블랙 아이스가 참극을 부른 사고 원인이 맞는지, 차량 결함 같은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 등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첫 번째 추돌 사고 후 트럭 등 8대의 차량이 추돌하면서, 연쇄적으로 불이 난 원인도 찾고 있다. 단순 차량 추돌로 충격으로 연쇄 발화가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기름 등 휘발성 물질이 실린 차량의 영향이 있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중앙일보

지난14일 오전 4시 44분쯤 경북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화재도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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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14일 자정쯤 블랙 아이스 사고 사망자 신원 대부분을 확인했다. 차량 화재로 시신이 훼손된 사망자 한명의 신원만 확정이 아닌 '추정'으로 남겨두고, 최종 인적을 확인하는 중이다. 경찰은 전체 사망자 중 3명에 대해 부검을 별도로 진행해 사인을 더 조사할 방침이다.

이용석 군위경찰서 서장은 "사고 원인 등 블랙 아이스 사고와 관련해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다각도로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사고 현장은 14일 사고 발생 후 12시간 만에 잔해물 등 모두 정리돼 15일 오후 현재 차들이 정상 통행 중이다.

군위·대구=백경서·김윤호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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