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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악재 이겨내고 부활한 '캡틴 아메리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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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츠컵 최종일에 코치를 캐디로 기용해 승리…우즈 격려도 한몫

연합뉴스

코치 케빈 커크(왼쪽)를 캐디로 기용한 리드.
[EPA=연합뉴스]



(멜버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유럽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에서 미국의 우승에 앞장서 '캡틴 아메리카'라는 별명을 얻은 패트릭 리드(미국)는 대륙간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서는 온갖 악재에 시달렸다.

유럽을 뺀 세계 각국이 연합한 인터내셔널 팀과 겨루는 프레지던츠컵에 리드는 자동 선발은 놓쳤지만, 단장 타이거 우즈(미국)의 직권으로 팀에 합류했다.

세계랭킹 12위에 오른 경기력뿐 아니라 '싸움닭'을 연상시키는 리드의 강한 근성을 높이 산 것이다.

그러나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속임수를 쓰다 적발됐다는 오명을 쓴 리드는 프레지던츠컵 개최지 호주 멜버른에서는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기자회견 때마다 적대적인 질문에 시달렸고, 상대편 선수와 관객들에게도 '속임수나 쓰는 불량 선수'라는 비난을 받았다.

풀이 죽은 그는 경기력마저 떨어져 포섬과 포볼 경기에서 3전 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사흘째 경기까지 미국팀이 인터내셔널 팀에 8-10으로 뒤진 데는 리드의 전패도 한몫했다.

게다가 대놓고 욕을 한 관객을 그의 처남인 캐디 케슬러 커레인이 밀치면서 몸싸움을 벌이는 불상사까지 벌어졌다.

대회 본부는 그의 캐디는 징계성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리드는 15일 싱글 매치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스윙 코치 케빈 커크가 캐디로 나선 이날 리드는 판정쭝(대만)을 맞아 앞서 사흘 동안 부진을 씻어내려는 듯 신들린 샷을 휘둘렀다.

1∼4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6, 7번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때린 리드는 순식간에 6홀 차로 앞섰다.

판정쭝이 8∼10번홀을 따내며 따라 붙었지만, 리드는 16, 17번홀을 내리 이겨 승리를 확정했다.

4홀차 대승을 거둔 리드는 미국 팀에 귀중한 승점 1점을 선사해 미국 팀 8회 연속 우승에 힘을 보탰다.

리드는 "오로지 팀에 승리를 안겨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집중했다"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오늘도 쉽지 않은 하루였지만 잘 이겨냈다"고 기뻐했다.

이번이 세 번째 프레지던츠컵 출전인 리드는 종합 전적 5승 6패 2 무승부를 남겼고, 싱글 매치에서는 처음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2015년 인천 대회 싱글 매치에서 루이스 우스트히즌(남아공)과 비겼고, 2016년 미국 대회 때는 우스트히즌에 1홀차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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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츠컵 연습하는 미국팀의 타이거 우즈(우)와 패트릭 리드(좌)
[AP=연합뉴스]



'캡틴아메리카의 캡틴'인 우즈의 따뜻한 지원과 격려도 리드의 부활에 한몫했다.

우즈는 리드의 캐디가 징계를 받았을 때 "팬들의 행동이 과했다"며 리드 측을 두둔했다.

우즈는 "팬의 고함을 들었다. 그 일이 일어났을 때, 나는 단장으로서 로프 안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 사이에 있었고, 상황을 목격했다"며 "술에 많이 취해 도를 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신나게 즐기면서도 모든 선수를 존중해달라고 갤러리들에게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플레잉 단장으로 참가한 우즈는 이번 프레지던츠컵에서 3전 전승을 달리며 미국의 우승을 이끌고 리드의 활약을 더욱 빛나게 해줬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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