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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논문 표절’ 서울대 교수 의혹 제기 6년 만에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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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서울대 대학원생 K씨가 지도교수의 논문 표절을 직접 조사해 정리한 1,000여쪽 분량의 제보책자.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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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대학원생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의혹으로 징계위원회를 거쳐 해임됐다. 제자가 표절 의혹을 처음 제기한 지 6년 만이다.

15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교원징계위원회는 지난달 국어국문학과 박모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에 대해 해임 징계를 내리기로 의결했고, 총장이 이를 승인했다. 서울대 측은 “소속 단과대에도 통보해 교수직에서 해임됐다”고 설명했다.

박 전 교수의 표절 의혹이 처음 제기된 건 2013년이다. 제자였던 대학원생 K씨가 자신의 석사 논문 연구계획서로 제출한 내용이 박 전 교수의 수업 교재에 실린 것을 발견한 게 시작이었다. K씨가 서둘러 논문을 발표했지만 박 전 교수도 두 달 후 유사 논문을 발표했다. K씨는 교내 인권센터와 학과에 표절 의혹을 알리며 도움을 청했어도 학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논문 표절 피해자인 K씨는 직접 박 전 교수의 논문과 단행본 20건에 대한 대조 작업을 실시했다. 1,000쪽 분량의 논문표절 자료집을 만든 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진실위)에 보냈고 표절 의혹을 고발하는 대자보를 교내에 게시해 공론화에 나섰다.

그제야 논문 표절을 심사하는 진실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1년여간 조사를 벌인 진실위는 지난해 박 전 교수의 논문 및 단행본 12건을 중대한 표절로 판정하고 징계위에 중징계를 요청했다. 한국현대문학회와 한국비교문학회도 각각 논문 2건을 표절로 판정해 박 전 교수를 제명했다.

K씨가 대자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자 박 전 교수는 지난 4월 “대자보를 통해 표절이 확실한 것처럼 표현해 인격권과 명예가 침해됐다”며 법원에 명예훼손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학문적 목적의 표현의 자유와 문제 제기는 널리 허용돼야 한다며 K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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