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베트남 `박항서호` 한국 통영서 전지훈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최정상에 올려 놓은 박항서 감독이 지난 14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베트남 대표팀은 22일까지 통영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한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훈련도 휴식의 연장이다."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베트남 축구 대표팀 박항서 감독 리더십은 특별하다. 베트남 축구에 한국 축구 특유의 '신바람 DNA'를 심은 밑바탕엔 훈련도 휴식처럼 만드는 그의 철학이 녹아 있다. 훈련은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는 기존 스포츠 철학에 대한 역발상이다. 박항서 역발상이 한국 통영으로 향했다.

계절을 역주행해 따뜻한 남쪽 나라 대신 추운 '북쪽 나라' 한국 통영을 전지훈련지로 택해 눈길을 끈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두꺼운 겨울 점퍼를 입고 통영에서 가볍게 몸풀이에 들어갔다.

축구팬들은 연평균 기온이 23도를 웃도는 따뜻한 베트남을 떠나 한겨울 추위에 입김이 나오는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온 까닭을 궁금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을 보좌하는 이영진 베트남 대표팀 코치(56)는 한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휴식의 의미"라며 "동남아시안게임(SEA)에서 우승하고 나서 휴식이 필요한 상태다.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한국에서 훈련하면서 휴식을 주기 위해서"라고 귀띔했다.

베트남 성인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모두 지휘하고 있는 박 감독은 최근에 막을 내린 동남아시안게임에서 60년 만에 베트남 U-23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박 감독에겐 우승의 기쁨도 잠시다. 숨 돌릴 틈 없이 당장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과 내년 3월 말레이시아와 치르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6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급기야 박 감독이 택한 전략은 휴식과 훈련의 멀티화. 코앞으로 다가온 2020 AFC U-23 챔피언십 준비에 착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친 선수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통영에서 22일까지 전지훈련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베트남은 내년 1월 10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펼친다. 조별리그 C조에 속한 한국이 조 1위를 하고 베트남이 조 2위를 하거나, 서로 반대인 결과가 나오면 두 팀은 8강에서 4강 티켓을 놓고 한판 일전을 벌여야 한다.

2020 AFC U-23 챔피언십은 내년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예선을 겸하고 있다. 베트남이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박항서 매직'을 앞세워 역대 첫 올림픽 본선행을 꿈꾸고 있다. 이 코치는 "이번 전지훈련은 독특하게 릴랙스(이완)하라는 의미"라며 "일주일 동안 훈련과 휴식을 겸하면서 가벼운 부상이 있는 선수들의 치료도 병행한 뒤 베트남 호찌민으로 돌아가 일주일 정도 최종 훈련을 하고 태국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