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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女총리 나온 그 나라…핀란드엔 ‘그녀’도 ‘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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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3년부터 '성중립' 대명사 사용

정부 차원에서 ‘헨(hän)’ 홍보 캠페인

'그'와 '그녀' 모두 아우르는 개념

핀란드에선 여성 총리 3번째

핀란드 제1당인 사회민주당의 산나 마린(34) 의원이 지난 10일 총리로 공식 선출되며 핀란드의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세계 최연소 총리 자리에 오른 가운데, 핀란드의 성중립 언어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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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성중립 인칭 대명사 '핸(han)' 소개 페이지. 핀란드에서는 '그'와 '그녀'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에게 '핸'을 쓴다. [사진 핀란드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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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는 공식적으로 남녀를 칭하는 대명사가 없다. 영어의 그(he)나 그녀(she)모두 핀란드어로는 ‘핸(hän)’으로 번역된다. 핀란드 정부는 ‘핸’을 소개하는 홈페이지에서 “누군가를 성별과 무관하게 부를 수 있는 대명사를 사용하는 일은 차별을 없애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라며 “핸은 포용적인(inclusive) 핀란드어 인칭대명사”라고 밝혔다. 핀란드 정부에 따르면 핀란드어 ‘핸’은 1543년부터 문자 언어로 쓰였으며 구전 언어로 쓰인 것은 그보다 오래전의 일이라고 한다.

물론 핀란드인만이 성중립 대명사를 쓰는 것은 아니다. 세계 언어 중 400여개의 구어(口語)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언어 중 약 67%가 성중립 대명사를 쓴다. 단, 영어나 스페인어처럼 널리 쓰이는 인도·유럽어 계통의 언어는 대부분 특정 성을 지칭하는 대명사를 쓴다.

핀란드의 ‘핸’은 스웨덴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웨덴 정부는 2015년 남녀 구분이 없는 인칭대명사 ‘헨(hen)’을 국어사전에 올렸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스웨덴은 원래 남성을 의미하는 ‘한(han)’과 여성을 칭하는 ‘혼(hon)’을 사용해왔지만 21세기 들어 이 둘을 아우르는 새로운 대명사를 만든 반면, 핀란드는 수백 년 전부터 성중립적인 언어를 사용해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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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의 세계 최연소 총리인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오른쪽 두 번째)가 10일(이하 현지시간) 헬싱키에 있는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핀란드 새 내각은 19명의 장관 중 12명이 여성이다. 왼쪽부터 리 안데르손 교육부 장관, 마리아 오히살로 내무부 장관, 마린 총리, 카트리 쿨무니 경제부 장관.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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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핀란드의 성평등 정책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 핀란드는 성중립 대명사 사용 캠페인을 정부 차원에서 시작했을 정도로 평등 지향적"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핀란드는 1906년 유럽에서 여성에게 투표권을 준 최초의 나라였으며, 같은 해 선거에서 여성들을 후보로 내세울 수 있게 한 세계 최초의 나라였다. 핀란드 정부에 따르면 핀란드 국회의원 200명 중 93명이 여성이며, 마린 총리는 2003년 선출된 안넬리예텐매키, 2010년 마리 키비니에미 전 총리에 이어 핀란드의 세 번째 여성 총리가 됐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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