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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중국, 위구르족 인권 거론한 축구스타에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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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외질 “위구르족은 중국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

중국 “분노하고 실망한다” 반발

미국의 홍콩, 신장인권법에도 ‘내정간섭’ 주장

WSJ “돈으로 비판 침묵시키려 해”

헤럴드경제

1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위구르족 시위자가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아스널)의 사진을 펼쳐 보이며 중국 정부의 무슬림 박해에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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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유명 선수 메수트 외질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중국이 그의 소속팀 아스널의 중계를 갑작스레 취소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외질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위구르족은 중국 정부의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며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무슬림 지지 의사를 밝혔다. 터키계 독일인인 외질은 무슬림이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 코란(이슬람 경전)은 불태워지고 사원과 신학교는 폐쇄됐다. 종교 지도자들은 하나씩 죽임을 당했다. 그럼에도 무슬림들은 침묵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와 무슬림들의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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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질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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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이 다수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반중 정서가 강하고 분리독립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2009년에는 분리독립 운동으로 197명이 숨지는 우루무치 유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강제수용소를 운영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수용된 인원은 최대 20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직업훈련소일 뿐이라며 인권 탄압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아스널은 외질의 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일뿐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지만 중국축구협회와 중국 팬들의 반발은 거세다. 중국축구협회 관계자는 외질의 글은 부적절하다면서 “분노하고 실망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 중국CCTV가 중계할 예정이었던 아스널과 맨체스터시티 간 경기는 앞서 열린 다른 경기 녹화중계로 대체됐다. 외질의 중국 팬커뮤니티는 폐쇄됐고 웨이보에는 갈기갈기 찢긴 외질의 유니폼 사진이 올라왔다. 텔레그래프는 “아스널이 외질의 발언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재정적 악영향에 맞닥뜨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인권 문제제기에 발끈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최근 미국 하원에서 신장 위구르 인권법안이 통과되자 관영언론을 동원해 ‘쓰레기 법안’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인권법에 서명하자 역시 내정간섭이라며 맞섰다. 그런가하면 미국 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치의 대릴 모리 단장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자 중국 기업들은 휴스턴 구단과 맺은 스폰서 계약을 파기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백만의 미국인은 모리 단장의 트윗을 빌미로 중국이 NBA에 보복했을 때 중국의 추악한 면을 봤다”면서 “중국이 또 다시 상업적 힘으로 외국의 비판을 침묵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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