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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與-정의당, 공개설전 속 물밑협상 착수…석패율제 최대쟁점(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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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재선보장 석패율 불가" 강수…정의, '연동형캡' 일부 수용 기류

민주, "내일 다시 협상테이블로" 4+1 협상 재개 시사…한국당에도 '노크'

연합뉴스

발언하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 원내대표, 이해찬 대표, 박주민 의원. 2019.12.16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김여솔 홍규빈 기자 =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협상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던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16일 물밑 협상에 나서고 있다.

전날 민주당이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양측의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정의당이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고 민주당 내부에서 역시 협상이 필요하단 의견이 제기되면서 팽팽한 줄다기리끝에 양측이 다시 협상대에 오르는 분위기다.

다만 석패율제가 첨예한 쟁점으로 부상한 만큼 접점을 찾기 위해선 '협상의 묘'가 필요하다는 것이 양측의 설명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은 상호 간 최선의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데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 아직 합의를 못 보고 있다"며 정의당을 정면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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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jeong@yna.co.kr



이어 석패율제와 관련, "저희 당으로선 중진들 재선 보장용 석패율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그동안 '석패자' 6명을 비례대표 후보 명부에 올릴 수 있도록 하자는 기존의 민주당 협상안에서 더 후퇴한 것이다. 아예 선거법 개정안 중 석패율 도입 부분을 삭제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개정안 원안은 서울·인천경기·충청·호남제주·영남·강원 등 6개 권역에서 2명씩 총 12명의 석패자를 비례대표 후보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정의당은 여당이 개혁세력을 겁박하고 있다고 민주당의 갑작스런 협상 중단을 강하게 성토하면서도 선거제 개혁을 이대로 좌초시킬 수는 없다며 한 발 물러설 여지를 남겼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상무위원회에서 "민주당은 자유한국당과의 협상 카드를 밀고 '4+1' 협상이 뜻대로 안 되면 원안을 상정해 부결돼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압박하고 있다"며 "개혁의 성과를 거둘 것인지, 기득권 앞에 좌초될지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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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윤소하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16일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한솔 부대표, 윤소하 원내, 심상정 대표, 김종민 부대표. zjin@yna.co.kr



이어 이 대표의 '중진용 석패율제' 발언에 대해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것을) 걱정하신다면 중진에게 석패율제가 적용되지 않도록 선거법에 명문화할 것을 제안한다"며 "'심상정 영구 당선 보장용'이라는 말이 도는데 이는 저와 정의당에 대한 모욕"이라고 되받았다.

원내 관계자 역시 통화에서 "당내에서는 오랫동안 지역을 다지며 뛴 원외 도전자들이 석패율제를 기대하며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정의당 지역구 출마자들이 많아져서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에 민주당이 이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특히 연동률을 적용할 비례대표 의석수를 30석으로 제한하는 방안(30석 캡)에 대해선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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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판하는 심상정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6일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선거제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의 결정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소하 원내, 심상정 대표, 김종민 부대표, 추혜선 의원. zjin@yna.co.kr



윤소하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30석을 캡으로 하는 방안을 고집해서 간다면, 이것이 연동형제의 본뜻을 훼손하는 것이니 한시, 이번만 해야된다"며 21대 총선에서만 적용할 시 협상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실제 민주당 측에 이런 뜻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했고,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정의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제시한 합의안에 캡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부칙에 담자는 제안을 했다"며 "이에 민주당도 호응했는데, 이후 석패율 문제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날 오후에는 공식 접촉을 하지 않고, 상대 측의 분위기를 주시했다. 다만 17일부터는 협상을 재개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고위전략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제 다시 4+1 협의체를 시작해보자는 이야기 정도가 오갔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통화에서 "모두 다 자기 이익만 찾을 수 있겠나"라며 "내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이 원내대표가 한국당 측 인사를 접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문을 다 걸어 잠그면 안 된다"며 "나중에 어떻게 될 망정, 최대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한국당과 무슨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잔뜩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안 되면 개정안 원안을 상정한다'고 엄포를 놓으며 짐짓 여유로운 태도로 협상에 임하는 반면, 정의당은 자칫 선거제 협상이 완전히 깨져 아무런 '개혁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내심 노심초사하는 표정도 읽힌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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