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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②네덜란드 워킹맘의 삶…"전업주부가 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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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종일반·세제 혜택은 '워킹맘'만 가능

가정보육도 있지만 시설 부족해…조부모 도움도

[편집자주]정통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이 세계 구석구석의 모습을 현장감 넘치게 전달하기 위해 해외통신원 코너를 새롭게 기획했습니다. [통신One]은 기존 뉴스1 국제부의 정통한 해외뉴스 분석에 더해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 포진한 해외 통신원의 '살맛'나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 현지 매체에서 다룬 좋은 기사 소개, 현지 한인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 등을 다양한 형식의 글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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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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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사실 네덜란드에서는 전업주부를 뜻하는 하우스브라우(Huisvrouw)라는 단어가 실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 육아 비용이 너무 커 전업주부로 살기 어려운 사회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소득세(평균 36~52%)가 높고 원칙적으로 부모가 맞벌이를 하지 않을 경우 어린이집 비용 세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네덜란드 사람들은 전업주부를 떠올리면 굉장히 부유해서 일 할 필요가 없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를 생각한다.

◇ 전업주부로 살기엔 너무 높은 어린이집 비용

네덜란드 어린이집은 종일반 어린이집 기준 등록금이 연간 2만 유로가 넘어 대학 등록금보다 비싸다. 시간당 8~10유로 이상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보육 서비스 가격이 높고, 그것도 매해 금액이 오르고 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할 경우에는 가계 소득에 비례해 어린이집 비용을 일정 부분 세금 혜택으로 돌려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한달에 2000유로가 넘는 어린이집 비용을 그대로 내야 한다. 즉 네덜란드에서는 '일하는 엄마'만 종일반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고, 전업주부의 경우 고스란히 육아를 전담하도록 세금 체계가 잡혀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인구과밀 문제를 겪고 있는 대부분 네덜란드 중심 도시의 경우 임신 사실을 안 직후부터 등록을 한다고 해도 어린이집 자리를 얻는 것이 힘들다. 결과적으로 네덜란드 엄마들은 일을 하지 않을 경우 아이들을 보육 시설에 맡길 수조차 없고, 일을 한다고 해도 높은 양육비를 감당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대부분 파트타임 직종을 선택하도록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네덜란드에서는 어린 아이를 기관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전담으로 양육하는 전업주부에게는 가구별 소득에 따라 연간 지원금을 제공한다. 즉, 기관에 가야 할 어린 아이들을 집에서 돌보는 경우 나라가 대신해서 양육에 대한 수고비를 엄마에게 지급하는 셈이다. 이는 아이가 있는 모든 가정에 주어지는 양육 보조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 동네마다 가정보육 시스템 구축…그래도 부족한 현실

어린이집은 높은 비용과 긴 대기 시간으로 보내기 어렵지만, 가정 보육 시스템은 동네마다 상당히 잘 구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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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가정보육 어린이집'(Gastourderopvang·하스트아우더옵팡)은 월 30유로 정도 소개소 비용을 내면 일정 수준 이상 보육 교육을 수료한 보육사가 자신의 집에서 또는 어린아이가 있는 집으로 가서 아이를 돌봐주는 시스템이다. 보육사가 자신의 집에서 아이를 돌볼 경우, 최대 어린이 6명까지만 수용할 수 있고 정부로부터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

가정보육 어린이집은 아이를 맡긴 시간에 따라 비용을 내고 어린이집보다 자유롭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비용 또한 부모가 맞벌이일 경우에는 세금 혜택으로 일정 부분 돌려 받게 된다.

네덜란드에서는 오페어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육아를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오페어는 어린아이를 둔 가정에 타국에서 온 만 30세 이하 여성이 입주해 최대 주 30시간 아이를 돌보고 간단한 가사 업무를 전담하는 문화교류 프로그램이다. 가정은 소개소 비용, 비자 발급 및 오페어 급여를 포함하여 한달에 600~700유로 정도의 비용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유연하게 육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지원을 아끼지 않는 네덜란드조차 현장의 워킹맘들은 여전히 조부모의 양육 도움이 절실하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은퇴를 한 조부모들은 주 1~2일 정도 손주들을 돌봐 주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자원봉사자들이 줄고 있다는 보도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에 따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설 보육기관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이 기관들은 동유럽 등지에서 네덜란드 가정에 필요한 보육 여성 인력을 대거 수입 중이다. 부족한 보육 시설과 인력, 높은 보육 서비스 비용은 네덜란드 사회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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