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검찰과 경찰이 19일 만나 그동안의 조사 과정에 대해 교환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서도 국과수의 ‘조작’과 ‘중대한 오류’를 놓고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전담조사팀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에서 만나 8차 사건 당시 국과수 감정서에 관해 논의했다.

검찰은 원자력연구원 보고서상의 ‘스탠더드(Standard·분석기기의 정확성을 측정하기 위한 표준시료)’ 시료가 분석기기의 정확성을 측정하기 위한 테스트용 표준 시료일 뿐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국과수가 30년 전 이 사건의 범인으로 붙잡힌 윤모씨(52) 감정서에만 이를 사용해 감정서가 ‘조작’됐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감정서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한 전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스탠더드 시료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현장 음모가 맞다고 판단했다. 테스트용이라면 인증 방법과 인증값, 상대오차 등이 기재돼야 하는데 이런 표기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또 이 시료의 수치로 다른 용의자도 비교 감정을 했다고 맞섰다.

경찰은 20일 그동안 수사해 온 8차 사건 자료를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앞서 지난 12일 검찰이 ‘국과수 감정서 조작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발표한 이후 양측은 반박에 재반박을 이어왔다.

검찰 관계자는 “다음 주 초 법원에 재심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국과수 감정 조작 등 조사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성 기자 est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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