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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무심코 받은 스팸 전화… 알고보니 발신지는 남태평양 '바누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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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X-678-XXX-XXXX'.

갑자기 내 휴대전화로 걸려온 국제전화다. '678' 국가번호를 찾아보니 바누아투라는 생소한 나라에서 걸려왔다. 바누아투·사모아·파푸아뉴기니·통가 같은 이름조차 생소한 남태평양의 소국(小國)이 한국으로 걸려오는 스팸 전화의 근원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에서 이 지역들로 국제전화를 걸면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을 내야 한다는 점을 악용한 스팸 조직이 활개를 치는 것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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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전화 '00700'을 운영하는 SK텔링크는 16일 "2019년 국제 스팸 전화를 국가별로 분석해보니 57%가 남태평양 지역이었다"고 밝혔다. 스팸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온 국가는 15%를 차지한 바누아투(국가번호 678)였고, 이어 사모아(국가번호 685) 14%, 파푸아뉴기니(국가번호 675) 11% 순이었다.

남태평양 섬나라가 스팸 전화의 근원지가 된 것은 통신 인프라가 열악해 국제 전화 요금(국제 정산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국제전화 요금은 소비자가 부담하는 통화료와 국내 통신사가 현지 통신사에 지급하는 요금을 포함해 산정한다. 바누아투의 경우 1분당 요금이 2212원이고, 통가는 4160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요금은 남태평양 전체가 1분당 660원으로 같지만 미국(178원)보다 비싸다.

스팸 조직은 한국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벨이 한두 번 정도 울리면 곧바로 끊는다. 부재 중 전화를 확인한 수신자가 걸려온 번호로 다시 전화하면 고액의 국제 전화 요금이 부과되는 식이다. 스팸 조직은 이렇게 벌어들인 국제 통화 요금을 현지 통신업체와 나눠 갖고, 추가로 고가의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해 돈을 더 뜯어낸다. SK텔링크 관계자는 "국가 번호가 685, 675, 678 같이 생소한 번호로 부재 중 전화가 걸려오면 스팸 전화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콜백'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charl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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