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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산은 ‘밑부터 메꾸라’ vs 쌍용차 ‘독부터 채우자’…결국 평행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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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대출 자본확충 논의한듯

마힌드라 경영개선계획 미흡

이동걸, 자금지원 신중할 듯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행장과 쌍용차 이사회 의장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만난 자리에 최대현 산은 부행장이 배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 부행장은 기업금융부문 담당이다. 고엔카 사장이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만기채무 연장과 추가 투자 등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산은 등에 따르면 고엔카 사장은 전날 KDB산업은행을 찾아 이 행장과 약 1시간 반가량의 회의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금융부문 담당 인사가 자리에 배석한 것은 마힌드라의 요청이 산은에게 투자를 해달라는 요청이 주 회의 의제였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산은과 마힌드라 사이의 쟁점은 만기 대출 연장과 추가 대출 요구로 좁혀진다. 산은은 쌍용차에 모두 1900억원을 대출해준 상태인데 이 가운데 900억원은 만기가 올해 7월이다. 나머지 대출금 1000억원은 만기가 3년 이상 남아있다. 마힌드라측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900억원의 만기 연장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산업은행이 쌍용차의 토지 기계 등을 담보로 잡아둔 채권최고액 역시 3000억원으로 1100억원 가량의 대출 여력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힌드라 측은 대주주로서 증자의지도 밝혔을 수 있다. 지난해 쌍용차 노조가 인도를 방문했을 당시 마힌드라 측은 2300억원 가량의 직접투자 의사를 피력했다. 다만 산은의 지원이 전제조건이다.

결과를 놓고 보면 결국 산은은 마힌드라측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산은 측은 회의 후 “당행은 쌍용자동차가 충분하고도 합당한 수준의 실현 가능한 경영계획을 통하여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동참과 협조하에 조속히 정상화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경영계획’을 다시 짜오라는 주문을 마힌드라 측에 한 것이다.

산은은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인 산은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쌍용차를 지원하기 위해선 쌍용차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쌍용차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821억원으로, 업계에선 쌍용차가 지난해 2000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쌍용차의 부채비율은 285.5%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발행된 쌍용차의 분기보고서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694억원 적자로 표기돼 있다. 영업을 할 수록 적자가 누적돼는 구조라는 의미다. 수분기째 계속된 영업손실 탓에 자본잠식이 시작된 쌍용차에 뚜렷한 경영정상화 계획 없는 상태에서 추가대출을 해주기는 어렵다는 것이 산은측의 입장으로 이해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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