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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애플 안방'으로 자리 옮긴 '갤럭시 언팩'…사라진 MWC 간판 전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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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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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9' 행사장.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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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전야제가 사라졌다. 이제 볼거리가 없네~"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 장소로 2년 연속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개최하기로 결정하자 이통 업계에서 흘러나온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연다. 이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그 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이 진행되기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MWC 행사 주최측에선 달가울 리 없는 소식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 갤럭시 언팩은 MWC 행사의 최대 하이라이트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MWC 흥행 가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화려했던 MWC 간판 전야제 '갤럭시 언팩'

MWC는 매년 2월 말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문 전시회다. 스마트폰과 첨단 모바일 기기와 서비스들이 주로 전시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매년 MWC 행사에서 메인 전시부스를 차려 자사 모바일 제품과 기술력을 과시해왔다.

특히 삼성전자가 MWC 개막 하루 전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하는 갤럭시 언팩 행사는 ‘MWC 간판 전야제’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2014년 '갤럭시S5'부터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언팩 행사를 갖고 차기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를 공개해왔다. 그 때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삼성은 왜 갤럭시 언팩 행사장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옮겼을까. 무엇보다 달라진 스마트폰 시장 구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의 추격을 받고 있지만 프리미엄폰 시장은 애플과 삼성의 양자 라이벌 구도로 굳어졌다.

애플은 MWC에 참가하지 않는다. 대신 매년 실리콘밸리에서 자체 행사를 통해 아이폰과 신제품들을 공개해왔다.

삼성은 반대로 MWC 행사와 연계, 신제품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그러다 보니 삼성은 기술·제품 품질 면에선 유일하게 애플과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임에도 LG전자, 화웨이, 소니 등 후발사업자들과 경쟁하는 듯한 모양새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또 중국 화웨이가 2018년부터 MWC 메인 스폰서로 참여, 전시회를 장악해가고 있는 상황도 의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굳이 들러리가 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장소변경 이유에 대해 "실리콘밸리는 IT 기술을 전도하는 곳인데다 주요 협력사들이 몰려있어 갤럭시 언팩 행사의 최적의 장소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갤럭시 브랜드 10주년을 맞아 애플의 안방인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맞짱을 뜨겠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결정으로 본다. 삼성이 안드로이드 진영이 대표 주자가 아니라 독자 브랜드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앞으로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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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S10 언팩 현장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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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내년 갤럭시 언팩 행사 일정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업계에선 앞으로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을 단독 행사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갤럭시는 MWC 전야제 행사로 하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고, 지난해부터 폴더블폰을 함께 공개해 파급력도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삼성이 차후에 애플처럼 아예 MWC와 결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삼성측은 "MWC 전시장은 누구 못지 않게 크게 준비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효주 기자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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