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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중국서 큰 호응 얻은 추사 전시회…유인택 "국내 무관심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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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

연합뉴스

김정희 '계산무진(谿山無盡)' 19세기 종이에 먹, 165.5x62.5cm, 간송미술관 소장 [예술의전당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추사 김정희(1786~1856) 서예 대표작들을 만나는 전시가 열린다.

예술의전당은 18일부터 3월 15일까지 서예박물관에서 '추사 김정희와 청초문인의 대화' 귀국전을 개최한다.

간송미술문화재단, 과천시추사박물관, 제주추사관 등 여러 기관이 소장한 추사의 현판, 두루마리, 서첩, 병풍 등을 중심으로 옹방강(翁方綱·1733~1818), 완원(阮元·1764~1849) 등 추사에게 영향을 준 청(淸) 왕조 시대 문인 작품까지 총 120점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예술의전당과 중국국가미술관이 한중 국가예술 교류 프로젝트로 지난해 6월 18일부터 8월 23일까지 중국 베이징 중국국가미술관에서 먼저 선보여 이번에는 귀국전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중국 전시는 하루평균 5천명, 총 30만명이 방문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우웨이산 중국국가미술관장이 "글씨를 넘어서서 그림이다. 허실(虛實)의 미학을 극대화하면서 심미적으로나 조형적으로 현대적이고 추상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중국 전문가들도 극찬을 보냈다.

이 전시에 출품된 일부 작품에 대해 일각에서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예술의전당은 진위논쟁에 빠져 정작 추사체의 미학을 세계사적인 관점과 현대적인 미로 연결해 바라보지 못했다며 중국 전시 성과를 내세웠다.

이동국 예술의전당 큐레이터는 "중국 전시를 통해 국내에서 최고로 평가받던 추사 학예(學藝)의 세계성을 확인했다"라며 "150년, 200년 전에 현대미술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추사의 현대성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 주제는 '괴(怪)의 미학(美學)과 동아시아 서(書)의 현대성(現代性)'이다. '기괴고졸(奇怪古拙)'한 조형미학 특징인 을 추사체를 현대적인 미로 연결해 바라보려는 취지에서다.

김종영, 윤형근, 손재형, 김충현 등 20세기 한국 작가 작품 10점도 전시된다. 추사에게 영향을 받고 추사의 미학을 이어받은 작가들이다.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우리나라에서 서예가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유 사장은 "서예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어렵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여겨진다. 소장품도 지원예산도 없는 서예박물관을 어떻게 활성화할지 고민이 많다"라며 "적어도 추사 작품만큼은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이 직접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 명화 전시회는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추사가 큰 관심을 받지 못해 씁쓸하고 자괴감도 든다"며 "예술의전당도 노력하겠지만 국회나 정부 차원에서도 서예박물관에 지속적인 관심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전시는 예술의전당에 이어 제주, 예산, 과천에서 1년 동안 순회 개최된다. 다음 달 13일에는 추사국제학술포럼이 예술의전당 주관으로 개최된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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